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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 "MB딸 사석에서 아버지 좀…" 호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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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제공]

JTBC ‘신예리 강찬호의 직격토크’가 연극·영화에 이어 생방송 TV 시사코미디 쇼에서 맹활약 중인 장진 감독을 만났다.

장 감독은 미국 유명 코미디 프로그램 ‘Saturday Night Live(SNL)’의 한국판인 'SNL코리아' 시즌 2를 지휘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이 프로그램을 만들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선언한 뒤 섭외부터 연출, 극본, 출연까지 도맡아 한다. "그런 자신감의 근거가 뭐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들이 못하게 하려고...”라고 답변했다.

"어렸을 때부터 (SNL을) 좋아했다"는 장 감독은 이 코미디쇼에서 여야 정치인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까지 가차없이 풍자한다. "풍자의 수위가 아슬아슬하다" 했더니, "언젠가 직접 TV를 시청한 이명박 대통령이 '재밌다. 저런 식으로 풍자를 하는 건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고 지인을 통해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번은 사석에서 만난 이명박 대통령의 딸이 '우리 아버지 좀 그만 놔두세요'라고 웃으며 말했다"는 일화도 들려줬다.

장 감독은 "대중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당연히 풍자하는 게 맞고, 그 대상이 누구든, 설사 대통령이라고 해도 지지했던 과반수 이상의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서운함을 느끼고 할 말을 듣고 싶다면 기꺼이 풍자해야 한다"고 정치 풍자 철학을 밝혔다.

"다만 그러한 정치 풍자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배우들이 선뜻 출연하기를 꺼린다"며 섭외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배우들은 존중 받아야 될 고민이 있기 때문에 그 주저함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며 "퇴짜를 맞아도 절대 상처 받지 않는다"고 통 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장 감독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공개하기도 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대선 광고를 만드는 데 동참했다"는 장 감독은 "어린 시절 노무현 대통령을 보고 '대단히 멋진 사람'이라고 느낀 뒤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3당 합당을 거부하고, 5공 청문회 때 명패를 던지던 노 대통령의 모습에서 ‘동시대를 살며 자신이 겪는 고민의 가장 앞자리에서 싸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존경심이 싹텄다며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한 날이 마침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찍던 날이었는데 순간 패닉 상태에 빠져 그 장면을 어떻게 찍었는지 모를 정도였고, 새벽에 봉하마을로 달려갔다 온 뒤 며칠 동안 촬영을 중단했다고 했다.

"영화 속에 노 대통령의 모습이 투영돼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답했다. 다만 영화 속에서 장동건이 분한 차지욱 대통령을 “이런 대통령도 한번 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노 대통령을 떠올렸으면 “아마도 노 대통령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바랐던 대통령인가 보다”고 했다.

촌철살인 인물평 코너에서는 박근혜 전 위원장을 ‘3개월 뒤에 다시 얘기할 분’으로 평했는데 “대선까지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내겐 스타다”, 문재인 고문에 대해서는 “마저 다 이루시길”이라는 의미심장한 평을 던졌다. 한편 안철수 교수에 대해서는 “자꾸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쓴소리를 하면서 "단독으로는 대권을 잡을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충무로의 대표적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장 진 감독은 흔히 ‘장진 표 영화’ ‘장진스러운 영화’로 회자되는데 정작 자신은 "‘장진 식 코미디’가 뭔지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이 기다리는 ‘킬러들의 수다 2’는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선보일 수 있을 거라고 귀띔했다. "전작의 주연 배우들(신현준, 정재영, 신하균, 원빈)이 몸값이 많이 올라 어려움은 없느냐?"고 묻자, "(네 명의 배우들이) 다 나오면 첫 장면에 다 죽이고 새 배우들과 새 판을 짜겠다”고 특유의 유머로 맞받아쳤다.

배우들을 호칭할 때 특이하게 ‘빈 배우’(원빈) ‘재영 배우’(정재영)라고 부르는 이유를 물으니 아내와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무심코 “정재영 나오는 것 봤어?” 하는 아내에게 “11살이나 많은 사람한테 왜 이름만 부르냐”며, “감독 아내가 된 팔자라 생각하고 다음부터는 꼭 정 배우님, 김 배우님, ‘배우’자를 붙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장진 사단’이란 말을 극히 싫어한다"는 장 감독은 "배우들에게 부담이 지워진다"며 "아무개 사단이라고 규정된 배우라면 어떤 감독이라도 일 할 때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배우들에 대한 애정 어린 평가도 눈길을 끌었다. 가장 감성적인 배우로는 ‘류덕환’을, 자신과 성향이 가장 잘 맞는 배우로는 ‘정진영’을 각각 꼽았다. 한 번도 같이 작업해 보진 못했지만 ‘전지현’은 장점이 많은 배우라고 극찬했다. "도시 여자도, 시골 여자도, 배운 여자도, 덜 배운 여자도 될 수 있는 중립적 외모라서 캐스팅 의 옥타브가 넓다"며 추켜세웠다. 같이 일하고 싶은 남자배우로는 ‘정우성’을 꼽았다. 잘 생긴 데다 자신과 만나면 좋은 코미디나 경쾌한 작품이 나올 거라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 날 방송에서는 장 감독의 대학시절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에로영화인 줄 모르고 오디션을 보러가 1등으로 합격했는데 나중에 알고 나서 도저히 할 수 없어서 뒤돌아보지 않고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영화의 제목이 ‘청춘, 뒤돌아보지 마라’였다고. 또 대학시절 쓴 희곡 작품을 은사인 윤대성 교수에게 보여주었다가 혹평만 받고 버리는 셈 치고 신춘문예에 냈다가 덜컥 당선된 일화도 들려주었다.

미모의 10살 연하 아내에게는 "잔소리나 핀잔을 줘도 조용조용하게 한다"면서 "부부싸움을 해도 그날 다 푼다"고 말했다.

평소 소문난 패셔니스타답게 이날 장 감독은 재킷에 타이를 멘 채 하의는 청바지에 스니커즈 차림으로 나타났다. 최근 장 감독은 인터넷상에서 8등신 비율로 화제를 모은바 있다. "키가 얼마냐?"고 묻자 "군 시절 181cm 였는데 최근 179cm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당했다"며 "마침 자신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을 때 재버렸다"고 해당 병원에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15일 개막하는 ‘허탕’까지 올 해 세 편의 연극을 잇달아 대학로 무대에 올려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데 대해 "혹시 영화에서 재미를 못 보니까 연극으로 간 게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웃으면서 생방송 코미디쇼를 하는 동안은 영화를 전혀 할 수가 없어서 그럴 뿐이라고 해명했다.

장진 감독이 출연하는 신예리·강찬호의 '직격토크'는 6월 17일 일요일 오전 7시40분(재방송 18일 월요일 오후 5시 50분)에 JTBC에서 방송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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