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12년간 3.5배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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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임금상승 속도가 경쟁국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의 실질구매력도 선진국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5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수준과 실질구매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1987년을 100으로 할 때 99년엔 448.9로 세배 이상 상승했다.

이는 일본(127.4).미국(146.5) 등 선진국은 물론 대만(245.5).싱가포르(253) 등 주요 경쟁국보다 현저히 높은 상승률이다.

이에 따라 선진국과의 임금격차도 크게 줄었다. 87년에 일본의 18%, 미국의 23% 수준에 불과하던 한국 근로자의 임금이 99년에는 일본의 35%, 미국의 49% 수준까지 접근했다는 것이다.

임금의 실질구매력을 대중교통수단을 통해 비교한 결과 시내버스의 경우 월평균 임금(99년.제조업 기준)으로 한국이 2천4백59회를 이용할 수 있어 ▶일본 2천2백17회▶미국 1천6백76회의 1.1~1.5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또 지난 20년간 임금은 9.6배 상승한 반면 물가는 세배 상승하는 데 그쳐 실질임금 수준이 평균 3.2배 상승해 한국 근로자들의 생활수준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분석했다.

경총 관계자는 "이같은 임금상승이 노동생산성을 웃도는 수준에서 이뤄져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경총의 발표는 그동안 근로자의 임금이 과도하게 올랐다는 점을 강조해 올 노사간 임금협상에서 근로자의 요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 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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