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걸음' 장세탈출 증권주가 앞장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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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가 고공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연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80% 가까이 상승했다.업종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13일에도 리젠트증권과 일부 우선주 등 대여섯개 종목만이 약보합권에 머물렀을 뿐 대부분 종목이 상승세를 지속했다.굿모닝증권과 동양증권이 각각 9.73%와 7.72% 오른 것을 비롯,대우증권·한양증권·현대증권 등이 4%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우선주와 우량종목을 중심으로 매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이달 들어 외국인은 총 순매수 금액 1천4백41억원 중 34%인 4백97억원을 증권주에 쏟아부었다.

◇금리 인하 최대 수혜주=증권주의 강세는 크게 네가지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무엇보다 국고채 수익률이 4%대까지 하락하는 등 금리 인하 추세가 계속되고 있어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연기금 주식투자 비중 확대 등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도 여전히 강하다.또 금리 하락에 따라 투신권 자금 유출 압력이 줄어들고 현대투신 외자 유치에 대한 정부의 협상 참여로 자금시장의 불안도 완화되고 있다.

증권사들의 수익성도 올들어 크게 개선될 전망된다.올들어 하루 거래대금이 4조4천억원에 달하는 등 거래가 활발해져 3월말에 결산을 맞는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입이 급증하는데다 콜자금 등 단기 자금을 많이 이용하는 증권사들이 금리 인하에 따라 이자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추가 상승’‘숨고르기’ 의견 팽팽=증시 전문가들은 “증권주의 성격이 개인투자자들끼리 주고 받는 대중주에서 횡보 장세의 향방을 가늠할 주도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연초 랠리가 증권주의 급부상으로 시작됐고 지난주의 침체 장세도 증권주의 조정과 때를 같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증권주가 계속 탄력을 받으며 금리 인하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킬 경우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은행·보험 등 다른 금융주와 저가 대형주로의 매수세 확산을 통해 신규 자금 유입과 주가 상승의 선순환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 이준재 책임연구원은 “올들어 증권주의 상승률이 높았지만 시장 주변 여건과 증권사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감안하면 앞으로 3개월에 30% 이상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단기 상승폭이 큰데다 외국인 매수에 대부분 의존했다는 점에서 숨고르기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증시로의 유동성 유입이 아직 본격화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감만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부담스러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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