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2000-2001시즌 중간결산

중앙일보

입력

미프로농구(NBA) 2000-2001시즌이 오는 8일 뉴저지 네츠 대 샌안토니오 스퍼스전 등 4게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한다. 3개월여 동안 팀별로 40여게임씩을 치르는 전반기에 세워진 각종 기록과 이변, 화제와 사건 등을 뉴욕 닉스와 뉴저지 네츠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편집자]

‘동저서고’의 예상 적중

올시즌이 시작되기전 전문가들은 이스턴컨퍼런스 팀들의 성적이 좋지 않고 웨스턴컨퍼런스 팀들의 성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전반기가 막바지에 다다른 4일 현재 30승 이상을 거둔 팀은 이스턴컨퍼런스에서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35승13패)가 유일하다. 컨퍼런스 2위를 다투고 있는 뉴욕 닉스(28승17패), 마이애미 히트(29승20패), 샬럿 호니츠(28승17패)만이 30승에 근접한 팀이다.

그러나 웨스턴컨퍼런스에서는 30승 이상을 거둔 팀이 모두 6팀이다. 34승(15패)을 올린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비롯해 유타 재즈(31승15패), 미네소타 팀버울브스(31승18패), 댈러스 매버릭스(30승18패), 새크라멘토 킹스(31승13패), LA 레이커스(30승16패)가 30승 이상을 올렸다.

철벽수비로 상승세 탄 닉스

시즌이 시작되기전 전문가들이 예상한 닉스의 성적은 중위권이었다.

팀의 간판스타인 ‘킹콩센터’ 패트릭 유잉을 시애틀 슈퍼소닉스
로 트레이드하면서 중장거리포의 달인 글렌 라이스 등을 받아들여 새로운 진용을 정비했다. 이후 닉스는 33게임연속 1백실점이하 기록이 말해주듯 특유의 찰거머리수비와 투지를 앞세워 컨퍼런스 2위에 올라설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닉스의 상승세를 제프 밴 건디 감독의 수비전술과 유잉의 그늘에 가려있던 마커스 캠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다 라트렐 스프리웰ㆍ앨런 휴스턴ㆍ라이스의 3중포가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부상병동 네츠의 부진

네츠는 시즌전부터 키스 밴 혼 , 케리 키틀스 등 주전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는 불운 속에 시즌을 출발했다.

네츠는 지난해 트래프트 1위인 슈퍼루키 캐년 마틴을 얻은데다 새로운 감독 바이런 스콧 감독을 영입해 힘차게 출발했으나 중간결과는 좋지 못했다.

6승4패라는 성적으로 시즌을 시작한 네츠는 중반부터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하며 연패를 밥먹듯이 하면서 15승34패를 기록, 이스턴컨퍼런스 바닥에서 세번째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시즌초 한때 반짝하던 캐년이 팀분위기 때문인지 활력을 잃어가고 있고 전반기를 마감하기 전 주전가드 켄들 길 마저 부상을 당해 코트를 떠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4일 현재 네츠 밑에 있는 팀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떠난 뒤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시카코 불스(6승40패)와 조던이 구단주로 있는 워싱턴 위저즈(12승36패) 뿐이다.

전문가들은 네츠가 시즌 후반 선전과 함께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승부기질과 팀웍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세븐티식서스의 급부상

‘천재가드’ 앨런 아이버슨이 이끄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위력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아이버슨은 올시즌 슛을 독점하는 스타일에서 탈피, 득점찬스에 있는 동료에게 볼을 패스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명실상부 골잡이와 게임메이커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는 슈퍼스타로서 거듭났다.

여기에 시오 래틀리프를 중심으로 한 센터와 포드진 전력이 막강파워를 발휘하면서 세븐티식서스는 한마디로 NBA의 언터처블팀으로 급격히 변모했다. 전문가들은 팀전력이 상승세에 있는데다 특히 원정경기에 강한 세븐티식서스의 승리행진이 후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벅스 등 다크호스팀의 등장

전반기 이변중 하나는 밀워키 벅스, 팀버울브스 등 지난 시즌까지 크게 부각되지 않던 팀들의 대약진이다.

특히 벅스는 재간꾼 샘 카셀을 앞세워 잘 짜여진 팀웍을 바탕으로 강팀을 잇따라 격파하는 파란과 함께 28승17패로 이스턴컨퍼런스 센트럴디비전 단독 1위에 올랐다. 조지 칼 감독의 뛰어난 지휘력도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버울브스도 전천후 폭격기 케빈 가넷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앞세워 전반기 막판 팀최다연승인 10연승을 기록하는 활약과 함께 31승18패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킹스는 홈에서 벌어진 24게임 가운데 20승을 올리며 31승13패로 지난해 우승팀인 레이커스와 트레일블레이저스를 밀어내고 웨스턴컨퍼런스 퍼시픽디비전 단독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흔들리는 레이커스호

지난시즌 챔피언 LA 레이커스는 예상외의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 보였던 ‘게임에 나서면 승리하는’ 절대강자의 모습은 사라지고 중위권팀에게도 잇따라 덜미가 잡히며 웨스턴컨퍼런스 퍼시픽디비전 3위로 떨어졌다.

레이커스는 누가 슛을 날리느냐를 놓고 간판스타 섀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감정싸움이 깊어지면서 결국 팀웍이 깨져나가기 시작했고 필 잭슨 감독도 경기중 팀플레이를 마다하고 슛을 독점하는 브라이언트에게 얼굴을 붉히며 고함을 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론 하퍼 등 노장선수들이 경기를 더해가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기미까지 보이고 있어 레이커스는 시즌전 우승후보에서 플레이오프진출을 걱정해야하는 팀으로 변했다.

가드 전성시대

지난 90년대는 센터들의 전성시대였다. 유잉을 비롯해 하킴 올라주원 등 쟁쟁한 센터들이 팀전력의 핵으로 활약했다. 팀전술도 센터중심으로 유지됐으며 득점과 리바운드부문 상위랭커는 대부분 센터들이었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가드들이 코트를 휘어잡았다. 지난달 말 현재 NBA 득점 랭킹은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가드이며 10위권에 6명이 올라있다.

브라이언트가 게임평균 29.8득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어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제리 스택하우스가 29.6득점으로 2위, 앨런 아이버슨이 28.9득점으로 3위에 올라있다.

걸출한 센터의 부재, 초정밀포로 무장한 송곳가드와 스택하우스ㆍ브라이언트와 같은 장신가드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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