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아~ 이런 거로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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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무용수들이 여자 무용수를 척척 들어올릴 수 있는 비결은?" "왜 남자 무용수들은 발레리나들이 신는 토슈즈를 신지 않는 걸까?" 평소 이런 궁금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 가 올해 다섯돌을 맞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내용으로 관객을 찾는다.

1997년 "사람들에게 발레의 즐거움을 알릴 수는 없을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해설이 있는 발레' 는 '발레 사조 이해' '작품별 고찰' '안무가 소개' 등 매년 주제를 바꿔 발레대중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쉽고 친절한 전문가들의 발레 이야기와 함께 스타 무용수들의 춤을 감상하겠다는 관객이 몰려들면서 매회 매진을 기록하는 발레공연계 이변을 낳기도 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무용수들의 동작을 볼 수 있어 무용을 전공하려는 어린 학생들의 학습장으로도 활용된다.

지난 4년간 총 관람객수는 약 3만2천여명. 4백50석의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소극장)의 규모를 감안하면 평균 1백40%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한 셈이다. 좌석이 모자라 계단에 앉거나 서서, 또는 공연장 밖에 설치된 비디오를 통해 본 관객도 적잖았기 때문이다.

인기에 힘입어 올해는 관객들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변신을 시도했다. 올해의 큰 주제는 '테마발레.무대 뒤의 이야기'. 그동안 1년 단위로 정해졌던 테마가 조금 지루했다는 관객들의 지적에 따라 올해는 매달 다른 소주제를 정한다. 창작과 클래식 작품, 전통과 모던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도 올해 '해설 발레' 의 특징이다.

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유명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모아 꾸민 '해설 발레' 가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발레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꿔놓은 것 같다" 며 "매년 관객들의 의견을 대폭 수용한 재미있는 무대로 키워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설한 '무대 뒤의 이야기' 는 관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코너다. 안무자의 안무 노트와 음악 선곡.무용수 선정 등 한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안무자들이 직접 해설하는 것을 시작으로, 분장.슈즈.의상 등에 관한 전문가들의 설명을 곁들여 발레감상의 폭을 넓혀준다는 시도다.

9월의 주제는 '남녀 무용수의 호흡' . 남녀 무용수들이 나와 시범을 보이며 2인무의 묘미를 소개한다. 남자 무용수들이 파트너로 무거운 여자무용수를 기피하는지, 왜 2인무의 주인공은 항상 여자인지 등 막연히 갖고 있는 의문에 대한 답변도 들을 수 있다.

우선 16.17일 이틀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2월 작품은 '서미숙의 모던 발레' 다. 1부에서는 샤를 아즈나부르의 '라보엠' , 이브 몽탕의 '자전거' , 에디트 피아프의 '3개의 종' 등 샹송에, 2부에서는 바흐의 클래식 음악에 맞춘 안무가 서화숙의 깊이 있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원국.김지영.김주영.신무섭.홍정민 등 국립발레단의 간판 스타들이 출연한다.

입장료는 S석 1만원, A석 5천원. 6세부터 초등학생까지는 30%, 20명 이상 단체관람이나 1년치(6회) 패키지 티켓을 구입할 때는 20%를 할인한다. 16일 오후 7시30분, 17일 오후 4시. 1588-7890.

해설이 있는 발레 공연일정

- 2월16~17일- 서미숙의 모던발레(안무이야기1)
- 3월16~17일- 박화경의 모던발레(안무이야기2)
- 4월20~21일- 발레속의 동물 캐릭터(분장이야기)
- 6월15~16일- 발레속의 동양(발레슈즈 이야기)
- 10월19~20일- 발레 군무 명장면(발레의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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