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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입력

30여년에 걸친 모녀간의 애정과 갈등을 리얼하게 그려내어 평론가들의 격찬을 받았던 '애정의 조건'은 작품 자체의 화제성 이외에도 가시적인 성과도 돋보인다.

이 작품은 56회 아카데미상에서 무려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각생상 등 주요부문에서만 5개의 수상을 했다.

특히 심리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있고 극중 인물들의 미세한 갈등을 표현해야 하는 관계로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한데 수상부문의 리스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이 배우들의 영화임을 증명케 하는 부분이다.

검증된 연기파 배우인 잭니콜슨, 데보라윙거, 셜리맥클레인 등 그들의 완숙한 연기는 이 영화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준 알파요인이다.

음악은 마이클고어가 담당하고 있다.

마이클고어는 80년대 대중음악계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이루었던 작곡가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그의 이름을 기억해낼 수 있는 것은 알란파커가 감독했던 영화 '페임(Fame)'으로 바로 이 작품을 통해 아카데미 작곡상을 수상했다.

영화 '애정의 조건'은 이러한 성공을 발판삼아 발표한 사운드트랙으로, 당시 평론가들에게도 호평을 받았고 영화의 흐름을 읽어낼 줄 아는 능력있는 작곡가로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는데 전반적인 분위기는 현란한 곡 구성을 피하고 주제의 핵심인 가족에 중심을 둔 비교적 단촐한 사운드로 표현되고 있다.

특정곡을 거론할 필요없이 - 익히 접할 수 있는 편한 사운드를 표현해내기 위한 건반악기의 배치와 양념처럼 덧붙여지는 오케스트라의 중후함 그 자체를 백미로 꼽을 수 있겠는데, 이 단순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놀랍도록 예리하게 조율해내고 있다.

80년대의 대표적인 스코어앨범으로 꼽을만 한 훌륭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사운드트랙이다. (198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유력한 작곡상 후보로 지명되었으나 빌콘티의 'The Right Stuff'에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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