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 부정하는 어떤 자들도 대한민국 국민은 결코 용납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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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왼쪽)이 6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57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치고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대위원장. [김경빈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몸 바친 호국영령들의 뜻을 받들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어떤 자들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사람도 있지만 전쟁이 나면 최전선에서 싸우겠다는 젊은이들도 많다”고도 했다.

 이날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57회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서다. 보통 대통령의 추념사는 사회통합적인 메시지를 담곤 한다. 이 대통령의 그간 네 차례 추념사도 그랬다.

 그러나 이날 추념사에선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어떤 자들’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사람’이란 특정 세력에 대한 비판적 표현이 담겼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이 있는 현재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 일각의 종북 논란을 의식했다는 뜻이다.

 이런 발언은 요즘 벌써 세 번째다. 지난달 28일 “늘 그래왔던 북한의 주장도 문제지만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 세력은 더 큰 문제”라고 했고, 5일에도 “안타까운 것은 온 세계가 (대한민국을) 인정하는데 내부에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념식엔 각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통합진보당 강기갑 비대위원장,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도 참석했다.

 각 당 대변인들은 논평을 냈는데 색깔은 조금씩 달랐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가치는 분명하다. 국토 수호, 자유민주주의 수호, 국민의 재산권과 생명 보호에는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신경민 대변인은 “순국선열과 민주열사들이 지키고 만들고자 했던 대한민국은 자유와 정의, 민주와 평화가 강물같이 넘치는 나라라고 믿는다”며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은 순국선열과 민주열사들이 실현하고자 한 대한민국이 진정 무엇인지 깊이 자성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이정미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존중한다”면서도 “서로 다른 이념을 인정하지 못하고 함부로 정치공세에 활용하는 것은 자유주의도 아니고 민주주의도 아니며 자유민주주의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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