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 "어~ 살 종목이 없네"

중앙일보

입력

외국인들이 추가 매수에 부담을 느끼며 매도로 돌아섰다.

이는 우선 살 만한 종목이 마땅치 않기 때문.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종목 중 SK텔레콤.한국통신은 이미 외국인 한도가 소진됐고 삼성전자.포철.한전 등은 외국인 보유 비중이 커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기 힘든 처지다.

이 결과 5일 거래소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1천2백69억원이나 순매도하며 수급 기반을 악화시켰다.

이같은 외국인 매도는 올들어 세번째로 지난 1월 11일(1백1억원 순매도)과 1월 26일(8백47억원 순매도)에 비해 매도 규모가 컸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외국인 '셀 코리아' 나서나〓일부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본격화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교보증권은 올들어 유입된 외국인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 약세를 방어하기 인해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자금을 차입해 다른 나라 증시에 투자하는 방식)자금인데 엔화 강세로 이 자금이 본격적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최근 일본 투자설명회를 다녀온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국내 증시에 일부 유입된 것은 사실이나 비중이 미미하다" 면서 "매수 규모는 줄어드나 외국인 매수 기조는 유지할 것" 으로 전망했다.

엥도수에즈 WI카 김기태 이사도 "올해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70% 이상은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하는 뮤추얼펀드와 연기금 자금" 이라면서 "30% 가량을 차지하는 헤지펀드도 6개월 이상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엄격한 의미의 단기 자금이라 하기 어렵다" 고 지적했다.

◇ 매수 규모는 감소할 듯〓AMG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지난주(1월 25~31일)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에는 36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돼 올들어 4주째 자금 유입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이는 그 전주의 절반에 불과하며 특히 인터내셔널 펀드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펀드에는 각각 3억4천만달러와 2백만달러가 순유출돼 외국인 매수세가 적극적으로 유입되기 힘들 것임을 시사했다.

UBS 워버그 이승훈 이사는 "올해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는 지난 연말 현금 비중을 높였던 미국 뮤추얼펀드 등이 아시아 증시로 자금을 유입시켰기 때문" 이라면서 "현재는 이들 펀드의 현금 비중이 적정 수준에 이르러 추가적으로 강하게 매수하기는 힘들 것" 으로 진단했다.

이남우 상무는 "외국인들은 현재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된 종목의 유통물량을 60% 이상 보유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