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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드래길라 '가장 높이 난 여인'

중앙일보

입력

스테이시 드래길라(29.미국.사진)가 날개를 활짝 폈다.

시드니 올림픽 여자 장대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드래길라는 4일(한국시간) 뉴욕시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밀로즈 실내육상대회에서 세계 최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다.

그는 지난해 기록(4m62㎝)을 1㎝ 높였고 2위 안젤라 발라호노바(우크라이나)보다 무려 22㎝ 높이 뛰었다.

이로써 그는 여자 장대높이뛰기가 국제경기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4년 이후 세계기록을 아홉번이나 깨뜨렸다.

그의 기록 경신 행진은 서른다섯번 기록을 새로 작성한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를 연상케 한다.
그는 경기 직후 "여자도 5m를 넘을 수 있다. 조만간 이 기록을 작성할테니 기다려라" 며 다음 목표를 밝혔다.

새로운 '인간새' 로 등극한 드래길라는 처음부터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다.

캘리포니아 시골 출신인 그는 로데오.스키.배구.체조 등을 즐긴 만능 스포츠 소녀였다.
아이다호주립대에 다니던 93년 데이브 넬슨 코치를 만나 장대높이뛰기를 시작했다. 겁없던 그도 첫 연습에서 높은 장대 앞에서 두려움을 느껴 머뭇거렸다고 한다.

그해 국내대회에서 장대를 두개나 부러뜨리며 겨우 1m82㎝를 넘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94년 3m의 벽을 넘으면서부터 줄기차게 기록을 갈아치웠다.

선천적인 탄력.근력에 성실성까지 갖춘 드래길라는 당분간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독주를 계속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멀린 오티(41.자메이카)는 여자 60m 경주에서 우승,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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