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이동전화 업체 핸드폰 제조 중단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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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가 제조 라인을 축소하거나 아예 중단하면서 차세대 이동전화 선두 주자로 부상할 수도 있다고 분석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에릭슨은 지난 목요일 싱가포르에 소재한 도급업체인 플렉트로닉스가 브라질, 말레이시아, 스웨덴, 영국, 미국에 있는 자사의 핸드셋 제조 공장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사 브랜드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며, 전화 단말기 제조 라인만을 사업부에서 떼낸 것이다.

세계 3위 이동전화 메이커인 에릭슨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의 두 가지 발표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지난해 12월 퀄컴이 단말기 제조라인을 쿄세라(Kyocera)에 매각하면서 업계 최초로 핸드셋 제조에서 손을 뗐으며, 지난주에는 모토로라가 일리노이주 하버드에 위치한 공장에서의 핸드폰 제조를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동시에 수익률 향상을 위해 2500명 감원을 단행했다.

분석가들은 선두 업체들의 이러한 변화에 다른 업체들도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데이타퀘스트 분석가 폴 디트너는 노키아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사업부문의 일부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노키아 역시 아웃소싱을 택할 것이다. 플렉트로닉스 같은 업체를 이용하는 게 오히려 제조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키아는 이같은 추측에 대해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고 있다.

한 분석가는 에릭슨의 아웃소싱 결정은 핸드폰 업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언한다.

양키 그룹 분석가인 댄 다우니는 “핸드셋 판매 규모가 5억에서 5억 4000개 정도에 달할 것이라는 시장 예측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우리는 로우엔드 분야를 특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분석가는 또한 에릭슨의 이러한 전략 수정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릭슨의 이런 조치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는 것이 디트너의 설명이다.

에릭슨이 핸드셋 제조 부문을 완전히 정리한 것은 아니다. 다우니는 에릭슨이 엔지니어링, 마케팅/영업 라인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다수의 견해는 이들 업체가 궁극적으로는 핸드셋 분야를 포기하리라는 것이다. 최근의 움직임이 이런 추측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타퀘스트에 따르면 에릭슨은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중간그룹의 다크 호스였던 지멘스가 세계 3대 이동전화 메이커로서의 시장 리더십을 위협하기 시작하면서 제조 라인 중단을 발표했다고 한다.

지멘스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2주 후에는 세계 3위 이동전화 메이커인 에릭슨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디트너는 예측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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