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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 결산] 신진선수 육성 시급

중앙일보

입력

한국남자핸드볼대표팀이 목표인 8강 진출 문턱에서 세계 최강 러시아의 장벽에 막혀 주저앉고 말았다.

한국은 200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월드스타 윤경신(독일 굼머스바흐)과 백원철(일본 다이도스틸) 등 선수 전원이 선전을 했지만 체격 조건과 체력에서 월등한 유럽 강호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고른 실력을 갖춘 선수 육성이 필수적이라는 교훈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주전급 해외 선수들이 늦게 합류한데다 대들보 윤경신과 백원철마저 초반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강호 크로아티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7명이 1시간을 쉴새없이 뛰어야 하는 경기 특성상 고른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교대로 들어가 체력 분배를 할 수 있어야만 유럽팀을 꺾을 수 있다.

한국의 윤경신과 백원철이 유럽 선수 못지 않은 공격 기량을 갖고 있지만 수비와 공격을 모두 잘 해낼 수는 없었다.

특히 센터백 백원철은 속공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상대를 압박하며 공격의 흐름을 끊어놓으며 맹활약을 했지만 후반 들어 체력이 달리는 모습이 드러났다.

따라서 이 공백을 교체멤버에서 채워줘야 하지만 아직까지 윤경신과 백원철을 대신할 만한 신진급들의 주목할 만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골키퍼에서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어 이석형(스위스 아미슈티아)이 거의 혼자 골문을 지켜 시드니올림픽 때 입은 눈부상 때문에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한경태(충청하나은행)가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황보성일과 방주현(이상 충청하나은행)과 윤경민(경희대)의 기량 향상이 한국남자핸드볼에 희망을 밝혀줬다.

황보성일과 방주현은 각각 레프트윙과 라이트윙으로 나서 덩치 큰 유럽선수들을 앞에 세워 두고 자신감 넘치는 슛을 날렸고 윤경민도 끈질긴 수비를 펼쳐 주목받았다.

그러나 황보성일과 방주현은 수비 능력을 좀더 가다듬어야 하고 윤경민도 파울을 조절할 수 있는 노련함을 배워야 한다는 점에서 숙제를 남겼다.

김성헌 대표팀 감독은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젊은 선수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대회에는 보다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암네빌<프랑스>=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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