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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구 돌린' 반독점 저격수

중앙일보

입력

반(反)독점의 기수로 기업들을 떨게 만들었던 공무원이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해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 대한 소송을 주도, 미 법원으로부터 MS 분할명령을 받아낸 조엘 클라인(54)전 법무부 차관보.

독일 미디어그룹인 베르텔스만은 지난달 31일 'MS의 저격수' 였던 그를 베르텔스만 미국법인(뉴욕 소재)의 CEO로 영입, 인터넷사업을 맡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위에서는 그러나 클라인이 인터넷이나 미디어 쪽에는 문외한이라고 말한다.

무려 7년동안 클린턴 행정부에서 법무부 독점금지국을 이끌어온 그는 하버드대 법대 출신의 법률전문가라는 것이다.

현재 베르텔스만의 음악부문 자회사인 BMG는 라이벌인 영국의 EMI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의 반독점 규정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베르텔스만의 토마스 미들호프 회장이 미국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그를 로비스트로 활용하려는 게 아닌가 한다.

미국 언론들도 반독점법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은 물론 미국.유럽의 관련부처 책임자들과의 개인적인 친분 등이 이번 영입에 고려됐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클라인은 이런 입방아에 개의치 않고 "베르텔스만의 미국내 활동이 미미했던 만큼 앞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기여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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