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분양 얼마나 어렵기에…"무료로 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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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상가.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대명사다. 정확히는 대명사였다. 현재형이 아닌 과거형인 이유는 공급 증가와 비싼 분양가, 사기 분양 그리고 도시형생활주택의 등장,오피스텔의 인기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수익형 부동산하면 상가보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상가는 이들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데다 공급 증가 등으로 인기가 시들해 진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분양시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요즘 미분양 상가가 분양가를 최초 분양가보다 대거 할인해 판매하는 ‘떨이’를 쉽게 볼 수 있다. 분양가 할인 뿐 아니라 일정 기간 상가를 무상으로 빌려주는 ‘렌트프리’(Rent Free) 상가도 적지 않다.

최초 분양가보다 20~30% 할인

요즘 상가 분양시장에 눈에 띄는 현상은 분양가 할인이다. GS건설은 주상복합 단지 내 상가인 서울 충무로 남산센트럴자이 상가를 최대 20% 할인해 분양 중이다.
남산센트럴자이 시행사인 휴먼넥스 김덕순 상무는 “상가 분양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여름)로 접어들면서 분양가를 할인키로 했다”며 “선임대 상가로 할인된 분양가로 계약하면 계약 직후부터 연 7% 정도의 임대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는 상암이안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를 최대 30% 할인해 분양 중이다. 인근 상암DMC 내 오피스 빌딩인 KGIT센터 상가도 최대 30%를 할인해 분양 중이다. 분양가가 3.3㎡당 800만원 선으로 이미 임대가 맞춰져 있는 게 특징이다.

▲ 최초 분양가보다 최대 20% 할인해 분양 중인 서울 남산센트럴자이 주상복합 아파트 내 상가.

고정 배후수요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할인 분양 중이다. 삼성물산은 서울 마포구 공덕동 래미안 아파트 내 상가를 최대 20% 할인해 분양 중이다.

분양가 할인 뿐 아니라 렌트 프리(무상 임대) 조건을 내건 상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상가 혹은 주변 상권 활성화를 위해 시행사 측이 임차인에게 상가를 일정기간 무료로 임대해 주는 것이다. 상가·상권 활성화가 뒷받침돼야 분양도 쉽기 때문이다.

“공짜로 임대해 드립니다”

서울 중랑구에 있는 아파트 지하상가 묵동자이 프라자의 경우 156개 점포 가운데 일부를 렌트 프리 방식으로 임대하고 있다. 또 이미 임차인이 입점해 장사를 하고 있는 상가를 투자자가 매입하면 분양 주체인 시행사가 임차인을 대신해 5~12개월간 월세를 내준다.

시행사가 자기 돈을 대줘라서도 상권을 활성화시켜야 제대로 분양이 되기 때문이다. 판교신도시 운중동에 소재한 트윈프라자2도 6개월 렌트 프리 방식으로 임차인을 모집 중이다. 신도시에 한꺼번에 많은 상가가 쏟아지다 보니 우량 임차인은 이미 씨가 마른 탓이다.

광교신도시 에듀타운 내 명품프라자도 비슷한 조건을 내걸었다. 이곳은 병·의원, 약국 전문 메디컬 테마상가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분양가 할인이나 렌트프리는 사업자가 일정 기간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며 “최근의 상가시장이 얼마나 위축돼 있는 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말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이사는 “상가의 인기가 떨어져 생겨난 현상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분양가 할인 상가나 렌트프리 상가를 잘 고르면 고수익을 낼 수 있어 눈여겨 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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