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구기관들도 인터넷 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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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종합대학 등 북한의 각 대학과 연구기관의 관계자들은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찾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북한은 바깥세계와 인터넷을 통한 연결에는 인색하지만 내부용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김일성종합대학 관계자는 자료를 찾기 위해 `광명'' 데이터 서비스망(網)이 연결돼 있는 단말기를 통해 인민대학습당 홈페이지를 방문, 필요한 자료를 검색할 수 있으며 관련 자료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인민대학습당 관계자에게 e-메일을 보낼 수 있다.

이는 북한에서 데이터 서비스망 운용과 관련된 현재 상황이다. 내각의 각 위원회와 성ㆍ중앙기관, 김일성종합대학을 비롯한 각 대학, 평양정보센터(평양프로그램센터) 등 연구기관, 과학원 발명국, 인민대학습당, 주요 공장ㆍ기업소 등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광명'' 데이터 서비스망으로 연결돼 있다.

중앙정부 부처와 지방정부 부처도 이 망으로 자료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중앙에서 각 지방 조선컴퓨터센터 지부로 연결하고 여기서 지방의 주요 기관ㆍ기업소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서비스망이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컴퓨터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광명'' 데이터 서비스망은 최근 그 규모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평양방송은 31일 "통계에 의하면 지난 한해동안 이 망에 가입한 컴퓨터 대수가 그 전해에 비해 1.7배 늘어난 것을 비롯해 최근 2년 동안 컴퓨터 망의 규모가 4.6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광명에 의한 컴퓨터망''이라고 부르는 이 데이터 서비스망은 중앙과학기술통보사가 지난 97년에 구축했다. 이 망은 중앙과학기술통보사가 개발한 `광명 프로그램 묶음''을 기반으로 운용된다. 북한이 이 망을 `광명에 의한 컴퓨터망''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광명 프로그램 묶음''은 자료검색 프로그램 `광명''에 `혜성''(전자우편), `자료샘''(자료전송) 등의 프로그램을 접목시킨 것으로 자료검색과 자료전송, 전자우편, 웹사이트 검색, 뉴스 소개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통신망이 타 지역에 비해 발전된 평양에서는 일반인도 전화모뎀이 장착된 컴퓨터만 있으면 `광명'' 데이터 서비스망에 접속할 수 있다. 즉 일반인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실은 컴퓨터가 부족할 뿐 아니라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수단인 전화를 일반인들이 갖고 있지 못해 일반인들까지 인터넷을 이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평양을 방문했던 박찬모 포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앞으로 부분적이나마 외부와 연결되는 인터넷을 개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방북기간에 만난 평양정보센터 관계자가 현재 해커 침입에 대한 보안기술과 관계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조선컴퓨터센터 등 다른 연구기관들이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계열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방화벽 구축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들 연구가 마무리되면 선별적으로 인터넷 개방에 착수 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첨단 과학기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의 바다 인터넷을 북한당국이 계속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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