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센터 건립의 남은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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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05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건설될 예정인 150만평 규모의 우주센터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우주센터 운영에 대한 예산확보 문제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우주센터 개발사업 타당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우주센터를 건설해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2010년까지 2천8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거대한 규모의 우주센터와 이곳에 들어설 시설들을 지속적으로 가동하고 이용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과학기술부가 우주센터 건립에 편성한 예산은 2005년까지 모두 1천300억원이 전부이며 우주센터 건립 후 운영방안 등 정책방향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과기부는 150만평에 이르는 부지를 올해 안으로 확보해야 하는 문제를 남겨두고 있다.

30일 우주센터 건립부지 선정작업을 담당한 우주센터추진위원회의 정밀조사에 따르면 최종 부지로 선정된 외나로도가 반경 2㎞주변에 인구 밀집지역이 없고 이주예상가구가 40여호로 적은데다 국.공유지가 70%로 부지확보가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지역 주민 대다수가 농업과 어업을 생업으로 하고 있어 이주 후 곧바로 생계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데도 부지매입, 주민이주비 명목으로 200억원 내외의 예산만을 확보해 부지매입 등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함께 과기부는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주변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자연환경보존지구여서 환경부와의 마찰과 환경단체의 대응도 무마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인근 해상국립공원과 연계하는 세계적인 관광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므로 결코 환경훼손의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99년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던 제주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우주센터 설명회가 환경문제와 일방적 홍보를 이유로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 결국 설명회가 무산되는 등 과기부가 우주센터의 긍정적 측면만 부각한다는 지적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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