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스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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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이재규
  • 출판사:21세기북스
  • 발행일:2000-07-20
  • 한국 대기업은 대부분 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보다는 외형 성장에 대한 강박 관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무리하게 추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부채를 짊어지는 것이다. 그 결과 부실해진 재무 구조 때문에 핵심 사업의 경쟁력까지 잃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노키아는 잭 웰치와 같은 `1위가 아니면 사업을 정리한다`는 모토 아래, 노키아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기존의 사업을 대폭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주력했다. 그리고 이제 브랜드 가치 217억 달러, 세계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업 확장을 통한 매출액 불리기에서 벗어나 기술력으로 세계를 제패하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 것이다.

    이 책은 작은 나라가 어떻게 치열한 세계 경쟁에서 살아 남는지, 그 방법을 핀란드라는 나라와 노키아 기업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북유럽의 작은 나라 핀란드는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와 닮은 꼴이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는 침략과 식민지화, 그리고 숲이 많은 자연환경까지 많은 면이 비슷하다. 그러나 기업의 성장은 다르다.

    우리나라의 재벌이 확장과 통합으로 일관해 왔다면, 핀란드의 대표 기업인 노키아는 글로벌시대를 정확히 읽고 일찌감치 포기와 집중의 원리로 이동통신 사업에 투자를 집중해, MS사와 인텔을 누르고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책은 핀란드의 세계적인 기업 노키아의 창업, 성장, 쇠퇴, 선택과 집중, 재도약 그리고 유럽 최고 기업이 되는 과정을 연구한 것이다. 목재가공업으로 출발한 노키아는 잡다한 사업 분야에 진출해 있었으나 과감한 사업부 조정을 통해 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전형적인 기업이다.

    노키아는 핀란드에 금융 위기가 닥치기 전인 1980년대 말부터 경영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노키아는 이동 전화 단말기와 정보 통신 인프라 부문에 사활을 걸고 대대적인 기업 개편을 감행했다. 이는 150년 이상 기업을 이끌어온 기업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과 같은 과감한 결단이었다.

    노키아가 변신에 성공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특히 다른 나라보다 빨리 통신시장을 열고 경쟁을 장려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 핀란드 정부의 정책과 시장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젊은 최고경영자 요르마 오릴라 회장의 공헌도 무시할 수 없다. 오릴라는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한 기존의 펄프, 종이, 고무사업을 완전히 정리했다. 카이라모 전임회장 시절 뛰어들었다가 큰 손실을 봤던 컴퓨터, 가전제품생산에서도 손을 뗐다. 이 부문의 인력을 45% 감원하고 공장을 폐쇄했다. 결국 노키아는 세계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고, 핀란드의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되짚어 보게 하고, 아울러 거품논쟁이 끊이지 않는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취해야 할 경영전략을 제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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