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골프천재 수착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캘케베치아여 고맙다. " 야구에 베이브 루스와 행크 에런이 있다면 골프엔 마이크 수착(73.사진)과 마크 켈케베치아(41.이상 미국)가 있다.

지난날 에런이 그랬던 것처럼 켈케베치아는 지난 29일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사상 72홀 최저타(28언더파 2백56타) 기록을 수립하며 약 반세기 만에 수착을 넘어섰다.

수착은 1955년 텍사스 오픈에서 27언더파 2백57타의 기록으로 바이런 넬슨의 이전 최저타 기록(1945년 시애틀 오픈.2백59타)을 경신했다. 이후 켈케베치아가 한타를 더 줄이기까지 46년이 걸렸다.

29일 미국 언론들은 켈케베치아를 대서특필하는 한편 수착을 인터뷰하는 등 그를 상기시켰다.

수착은 골프계의 잊혀진 천재다. 54년부터 64년까지 단 11년 활동하면서 PGA 15승을 올렸다.

55년 텍사스 오픈 우승 때 1라운드 후반 나인에서 8언더파를 쳤으며 이듬해 세인트 폴 오픈 우승 때엔 6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이 기록들(9홀 최다 언더파.우승자 최다연속버디)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아널드 파머.잭 니클로스 등과 달리 수착이 갑자기 필드에서 사라진 것은 지병인 관절염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64년 휴스턴 클래식 우승 이후 수착은 골프카 제조회사 사장으로 변신했다.

수착은 켈케베치아의 우승을 플로리다주 벨 에어의 자택에서 TV로 지켜보며 "최근 프로들의 기량과 골프공 등 장비의 발전을 감안할 때 기록이 너무 늦게 깨진 듯하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이거 우즈(25.미국) 등을 지목하며 "2백56타의 기록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 이라고 예언했다.

스포츠에서는 기록 파괴자나 보유자가 모두 위대하다. 그러나 격세지감은 있다.

켈케베치아는 기록 수립과 우승상금으로 72만달러를 받았다. 46년 전 수착은 2천2백달러를 받았을 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