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사자세' 이제 멈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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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지난 26일 증권거래소에서 839억원 순매도로 돌아선데 이어 29일에도 비슷한 규모의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추세적 '팔자'로 전환한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분석가들은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도로 완전히 돌아섬으로써 주가를 추락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그 이유로 ▲현재 외국인들의 움직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도로 돌아선게 아니라 시장을 관망하면서 매수를 자제하고 있는 상태이며 ▲지난 22일까지 유입된 2조5천억원(증권거래소기준) 규모의 자금중 70%안팎은 중장기 뮤추얼펀드에 소속돼 있고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하는 해외유동성을 확대한다는 점 등을 꼽았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난 중순까지 들어온 외국인 자금의 30∼40%가 단기성 헤지펀드'라면서 '이들이 엔화 움직임 등 일시적인 시장상황을 틈타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매도세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 '금리인하폭이 결정되는 이번주 중반부터는 외국인들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량 유입은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대체적인 견해다. 경기상황, 구조조정 등을 감안한 한국의 기초체력이 튼튼하지 않은데다 미국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달말 미국의 금리인하라는 호재의 상당부분도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의 강한 매수세가 다시 시작되려면 미국의 금리인하외에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등 호재가 나와야 한다는게 증시분석가들의 설명이다.

박용선 SK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들이 대량매수에 나설 것 같지도 않다'면서 '종합지수 600대에서는 500대만큼의 강한 매수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현대투신 외자유치 등의 호재가 나오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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