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골라 낳으러 LA로'…한국인 '신 원정출산' 급증

미주중앙

입력

남자 아이만을 골라 임신하는 성감별 시험관 수정 시술을 받기 위해 LA를 찾는 한국 부유층 부부들이 최근 줄을 잇고 있다.

'착상전 유전질환 진단법(PGD)'을 이용한 이 시술은 착상 전 시험관 배아의 염색체를 검사 원하는 성별의 아이만 골라 임신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합법이다.

이는 성별 선택 임신 시술이 금지된 한국의 법망을 피한 편법 행위로 원정 출산에 이어 또 다른 사회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LA 한인타운내 불임전문병원들에 따르면 이같은 '맞춤형 아기' 성감별 임신 시술은 매달 평균 1~2건에 달한다.

이는 수정까지 3주가 소요되는 시험관 시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수다.

게다가 최근 한국으로부터 전화 문의가 하루 평균 3~4건에 이르고 있다.

이 시술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남아 임신 성공률 100%'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또 수정란 상태에서 성별이 가려져 여아 임신에 따른 낙태를 미리 막을 수 있다는 점이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시술비에 3주간의 체제비를 합쳐 평균 2만여달러(2천여만원)을 호가하는 비용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일부 부유층 부부들은 태평양을 건너는 데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0일 한 산부인과에서 시술받은 한 30대 부부도 부유층 자제들이었다.

70대 부동산 갑부의 아들 부부로 딸만 둘 둔 탓에 유산상속에 발생할 문제를 막기 위해 아들을 임신하고자 미국행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전문의는 "그간 이 여성은 말로 하기 힘든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며 "아들 수정란을 착상한 뒤 이 여성의 만족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병원은 '여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으로 성감별 임신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또 미국산부인과협회의 지침은 '동성 자녀가 3명 이상일 경우'다.

하지만 이런 지침은 도의적인 책임만을 제한하고 있을뿐 시술자체는 합법적이어서 윤리적인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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