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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여민동락’ 리더십 강조한 연설 인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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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홍석현 회장(오른쪽)이 26일 키메프대 졸업식 참석을 위해 이 대학 방찬영 총장과 함께 식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 키메프대]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의 26일 카자흐스탄 키메프대학 국제관계학 명예박사 수여식은 영어로만 수업하는 이 대학의 학풍을 반영하듯, 서구적인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이날 행사가 개최된 3000명 수용 규모의 알마티시 공화국 궁전은 세종문화회관 같은 구조로 앞줄에 졸업생이, 뒤에는 학부모들이 앉았다. 그들은 학위복 차림의 방찬영총장 이하 부총장과 보직교수 등 20여 명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베티나 에스페 부총장이 약력을 소개한 뒤 홍 회장은 방 총장의 도움을 받아 학위복을 입었다. 졸업생과 학부모들은 러시아어로 순차 통역되는 홍 회장의 20여 분 영어 연설을 조용히 경청하다 리더십에 관한 부분에선 뜨겁게 호응하며 여러차례 박수를 보냈다.

 공감적 리더십과 관련해 맹자의 여민동락(與民同樂, 통치자가 백성의 기쁨·슬픔을 함께하면 백성도 같이 한다는 뜻)이 언급될 때는 뒷자리의 학부모들이 먼저 박수를 쳤다. 학부모 아빌레바 알리브치나(41)는 “키메프는 우리 아이에게 가능성을 열어준 대학”이라고 했다.

 홍 회장의 연설에 대한 졸업생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마디 발다바이(21·금융)는 “유럽에 필적하는 아시아 연합을 언급한 것이 흥미로웠다”고 했다. 아이게림 자니로바(21·경영)는 “여민동락을 강조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했고, 나즈굴 만제코바(21·금융)는 “평생 공부를 하라는 충고를 따르겠다”고 했다.

 졸업식엔 자유분방하고 국제적 분위기가 넘쳤다. 학내 최고 연설가로 꼽힌 여학생 두 명과 남학생 한명이 카자흐어·영어·러시아어로 연설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러시아어로 연설한 세리칸 니아조브는 “고민 끝에 키메프를 선택한 6개월 뒤 나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됐다”며 “나를 비롯해 우리 모두는 옳은 선택을 한 현명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졸업생들이 일제히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이날 졸업식장은 ‘여인 천하’ 같았다. 졸업생의 61%가 여학생으로 남학생(39%)보다 많았다. 만점 학점인 4.33을 받은 최우수 졸업생 수잔 비히둘라(금융 전공)와 4.32를 받은 2등도 여학생이었다. 비히둘라를 가르친 한국인 이정 교수는 “그냥 1등이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학생”이라고 했다. 뇌성마비를 극복하고 졸업장을 받은 여학생도 단상에서 박수를 받았다. 유일한 한국인 졸업생도 여학생 홍희경(27·경영)씨였다. 그는 일본학을 2년간 공부하다 아버지의 권유로 이곳으로 유학와 5년 만에 졸업했다.

▶맹자의 '여민동락' 리더십 강조한 연설 인상적"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카자흐스탄 키메프대 영문 연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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