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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지역 '감원' 칼바람 매섭다

중앙일보

입력

설을 눈앞에 두고 지역 업계에서 부는 감원 찬바람이 매섭다.

구조조정에 나선 금융권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기업들이 새해들어 몸집 줄이기를 본격화한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역의 은행·제2금융권을 비롯 상당수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명예퇴직을 실시,많은 직장인들이 일자리를 잃을 전망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대구은행 관계자는 “전체적인 경영은 안정권에 접어 들었지만 성과 위주의 조직체계를 갖추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10∼15개 영업점을 폐쇄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은행의 이번 감원 목표는 전직원(2천3백명)의 10%선인 2백여명.특히 대리급 이상 관리자와 호봉이 높은 행원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직원들이 받는 충격파가 더욱 크다.

명퇴 희망자에 대해서는 12∼18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과 남은 직원들이 1개월치의 급여를 반납해 제공하는 3∼4개월치의 위로금이 주어진다.

19일 인사부에 퇴직을 신청한 金모(37)대리는 “앞으로 특별퇴직금이 주어지는 기회도 없을 것 같아 결심은 했지만 불경기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부산은행의 경우도 다음달말 주총을 전후해 대리급 이상 간부를 중심으로 전체 인력의 10%(2백여명)를 감축할 계획이다.

부산은행 조봉재(趙奉載 ·55)부행장보는 “대리급 이상 간부가 55%를 차지하는 항아리형 조직 구조여서 내부에서도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나로종금으로 통합된 대구 영남종금도 전체 직원 70명 중 40명이 설을 전후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자동차 부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온 대구의 자동차부품사 한국델파이도 지난주까지 2백80명의 명퇴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회사측은 직원 2천3백여명 중 5백여명이 유휴인력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앞으로 구조조정 진전에 따른 노사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합섬사 ㈜새한도 이달 들어 명퇴자를 접수받고 있다. 지역에서는 경산공장 직원 1천명 중 10% 선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대구 조선생명을 흡수합병한 현대생명이 부실생보사로 지정돼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지역에서 근무해온 70여명의 진로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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