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이 현대강관에 대한 '자동차강판용 핫코일 공급 불가' 방침을 재천명했다.
포철의 유병창 홍보상무는 18일 서울 태평로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쟁업체인 현대강관에 자동차강판용 핫코일을 공급할 수는 없다"며 "25년간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력의 결정체를 경쟁자에게 넘겨줄 수 없다"고 밝혔다.
유 상무는 "현대강관의 감산 제의는 공급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아닌 미봉책"이라며 "공급과잉은 결자해지의 원칙에 따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상무는 "현대의 핫코일 공급 요청은 포철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용 강판 생산은 포기하고 경쟁자의 원료 공급업체로 전락하라는 주장"이라며 이에 대한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현대강관의 자동차용 강판생산은 수직계열화를 통한 그룹내 자급자족이라는 재벌 논리이며 자동차뿐 아니라 소재까지 포함하는 더 포괄적인 독점체제로 가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유 상무는 "자동차업체가 자동차 강판을 자체 조달하는 경우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현대강관처럼 외부에서 핫코일을 구입,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업체도 세계에 없으며 자동차용 강판은 용광로를 가지고 있는 고로업체가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했다.
유 상무는 "현대강관은 원료 조달을 자체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다른 기업의 투자 판단 오류로 생긴 어려움을 포철이 부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산자부가 중재를 제의한다면 응할 수는 있지만 핫코일 공급 불가 방침은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강관은 17일 포철이 핫코일을 공급하면 자동차용 강판을 감산할 수 있다고 발표했으며 신국환 산자부 장관은 18일 포철-현대 철강분쟁의 중재역을 맡을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