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발표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 멕시코 "감산여부 미정"

멕시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유가가 변하는 것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먼저 살펴본 후 산유량을 조정할 것이라고 국영석유회사 책임자가 17일 말했다.

페트롤레오스 멕시카노스(페멕스)의 라울 무노스 레오스 사장은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연구소 연설에서 "멕시코의 감산 여부는 자체 시장 상황에 따를 것"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세계 5위 석유 생산국이지만 OPEC에 소속돼 있지 않은 멕시코는 국가 재정의 약 3분의 1을 석유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멕시코는 원유값이 상승하면 그만큼 재정이 늘어나는 이점이 있지만 반면 최대교역국인 미국의 경제가 이로 인해 둔화되면 수출이 타격받을 수 밖에 없는 특수 상황이다. (워싱턴 AP=연합뉴스)

*** OPEC, 감산여파 세계경제위축 일축

OPEC는 이번 감산이 미 경제 둔화를 유발하고 결국은 세계 경제 전체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미국의 주장을 일축했다.

차킵 켈릴 OPEC 의장은 17일 빈의 회원국 각료회담에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 전반의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감산에 합의한 것"이라면서 OPEC의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제리 석유장관을 겸하고 있는 켈릴 의장의 발언은 OPEC 감산 규모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외교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나왔다.

알리 로드리게스에게 자리를 내주고 갓 물러난 릴와누 루크만 OPEC 전 사무총장도 "유가가 인플레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오베이드 빈 사이프 알-나시리사이드 석유장관도 "세계 석유시장에 하루 200만배럴 가량이 과잉 공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150만배럴을 줄이기로 한 OPEC의 결정은 적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빈 AFP=연합뉴스)

*** 석유업계 "유가, 이라크 수출정상화.기후가 열쇠"

석유업계 전문가들은 OPEC의 150만배럴 감산 결정이 이미예상됐기 때문에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라크가 석유수출을 정상화시킬지 여부와 기후 등이 향후 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런던 소재 GNI의 로버트 로글린은 "OPEC의 발표에 놀란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에 이미 석유시장이 진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다른 분석가는 이제 관심은 이라크가 하루 170만배럴 가량 줄인 석유 수출을 언제 정상화시킬지에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감산으로 석유 재고가 어떻게 변할지와 주요 소비국들의 날씨가 얼마나 더 추울지도 관심사라고 덧붙였다.(런던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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