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잠실에 역전세난과 전세난 동시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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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기자]

"재건축을 위해 6600가구가 이주를 해야 해요. 이주가 시작되면 올 여름 전세난이 올 것 같네요."(가락동 한마음공인)

"지금도 손님이 없어 전세물건이 쌓여있어요. 여기다 하반기에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집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면 아마 역전세난으로 고생할 것 같아요."(잠실동 에이스공인)

같은 송파구에 위치한 중개업소들인데 올 하반기 전세시장 전망에 대해 정반대의 대답이 동시에 나왔다.


먼저 전세난이 우려되는 이유는 이렇다. 가락동에 위치한 가락시영아파트가 이르면 7월부터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재건축 조합은 지난 19일 정기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인가 전 선이주안과 기본 이주비를 1억2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늘리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 단지는 가구수가 660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로 송파구 내 아파트 중에서도 가구수가 가장 많다.

때문에 가락시영 이주가 본격화되면 송파구 인근의 다세대ㆍ다가구ㆍ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지하철 2호선 신천역과 잠실나루역 사이에 아파트들이 대거 들어서있는 잠실ㆍ신천동 일대 집주인들은 벌써부터 역전세난 걱정이 크다.

2008년 7월부터 9월 사이 1만8000여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한 리센츠ㆍ파크리오ㆍ잠실엘스 등이 올 하반기 입주 4년 차를 맞기 때문이다.

보통 전세계약이 2년 단위로 이뤄져 입주 4년차 단지에는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집이 많다. 이들 단지에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전세물량이 쏟아진다면 역전세난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여기다 최근 급등한 전셋값 때문에 전세수요가 줄어드는 분위기여서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까 걱정이 커지고 있다.

송파구 일대 다세대ㆍ다가구ㆍ소형 아파트 전세난

때문에 중개업소들은 올 여름 송파구 일대 전세시장 분위기가 지역별로 크게 차이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촌동 N공인 관계자는 "자금여력이 있고 이주비를 받는 집주인은 송파구 일대 빌라나 소형아파트로 이사를 가야 되지만 전세로 나오는 집들이 많지 않아 전셋집 구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락시영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은 전세자금이 부족하면 성남 등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락시영에서 이주하는 집주인의 경우 이사비용은 1억8000만원이고 추가로 저리 이주자금 대출을 받을 경우 2억~3억원대 전셋집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세입자의 경우 가락시영 전세보증금인 5000만~1억원대 전셋집을 찾아야 한다.

역전세난이 우려되는 리센츠ㆍ파크리오ㆍ잠실엘스 전셋값은 85㎡형(이하 전용면적) 기준으로 5억원 정도다. 이보다 작은 크기인 39~52㎡형 전셋값은 2억~3억원대지만 가구수가 많지 않다.

잠실동 R공인 관계자는 "리센츠 등에서 전세물건이 많이 나오겠지만 가락시영 이주수요가 원하는 전셋집보다 전셋값이 훨씬 비싸 이들을 흡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2~3년 새 전셋값이 많이 올라 전세거래가 주춤한 데다 전세물량까지 늘어난다면 특히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역전세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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