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MRI 최대 94만원 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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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검사를 받을 때 환자가 내는 비용(비보험 진료비)이 병원에 따라 수십만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보험 진료비는 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병원이 자율적으로 정하되 보건소에 신고만 하면 된다. 정부는 2010년 초 병원들이 비보험 진료비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공개 장소나 항목에 대한 기준이 없는 데다 가격을 비교해주는 데가 없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건강세상네트워크는 23일 전국 대형병원 335곳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비보험 진료비를 분석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뇌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은 여의도성모병원의 진료비가 86만9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최저가 병원은 전북대병원(55만5030원)이었다.

 목부터 허리까지 척추를 MRI로 찍는 비용은 건국대병원이 127만7560원으로 가장 높았다. 한림대 춘천 성심병원은 33만6000원으로 94만원가량 저렴했다. 건국대 병원 오근식 홍보팀 과장은 “병원별로 진단 과정과 MRI 촬영 부위가 달라 단순 비교하기 힘들다”며 “우리 병원은 해상도가 높은 고급 기계를 쓰기 때문에 진료비가 높다”고 설명했다.

 암 진단에 많이 쓰이는 PET(양전자 단층촬영)나 PET-CT 검사 비용도 최고가와 최저가가 70만~80만원씩 차이가 났다. 전신 촬영 기준으로 PET는 충남대(156만원)가, PET CT는 이화여대 목동(160만8010원)이 가장 비쌌다. 초음파(복부) 촬영 비용은 대학병원(평균 14만2473원)보다 종합병원(평균 8만8036원)이 저렴했다. 경실련은 비보험 진료비를 환자가 검색하기가 가장 불편한 병원으로 분당서울대·한림대성심·조선대병원을 꼽았다. 경실련 남은경 사회정책팀장은 “정부가 가격 표시 기준을 만들어 비보험 진료비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 전체 진료비의 16%가 비보험 진료비이며 매년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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