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 트렌드를 주목하라! [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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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귀가 따갑도록 들은 이익실현, 본지 칼럼니스트 코리 존슨은 올해는 이것이 현실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닷컴 역사는 얼마 안 됐다. 그렇지만 인터넷 기업의 CEO들은 그동안 여러 가지 기술을 익혀야만 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스텝 밟는’ 일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그들은 귀가 따갑도록 듣는 ‘언제쯤 이익을 낼 것인가’ 하는 질문을 비켜가는 스텝 밟기를 배워야만 했다.

냅스터의 CEO 행크 배리가 지난해 7월 17일 CNNfn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 기술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패트리샤 새브 앵커가 “언제쯤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인가? 2000만 명의 회원으로부터 어떻게 돈을 벌 계획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배리가 당당하게 대답했다. “의회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는 2000만 명의 회원이 전적으로 합법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우리는 언젠가 이러한 합법적인 활동을 편리하게 만들어준 대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냅스터가 상당히 편리한….” 이는 정말 현란한 스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문제의 핵심을 회피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새해에는 많은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처음으로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월가의 리서치업체인 IBES에 따르면 인터넷 상장기업들 가운데 48곳이 올해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그중 25개 기업은 하반기부터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커머스 원·리텍·버티컬넷 등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들은 4분기에 들어서야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이익을 내지 못하는 인터넷’이란 불명예는 일단 씻을 수 있을 것이다. 대형 인터넷 기업 중 이미 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곳이 상당수 있다. 그중에는 아메리카 온라인(AOL)·체크 포인트·e베이·E트레이드·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넷스카우트·얼티컴·웹트렌드·야후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2001년에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익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시장은 이미 이러한 기대에 차 있다. 금융 전문 리서치업체인 퍼스트 콜의 수석연구원 척 힐은 “월가에서 이익이 아닌 매출을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개념이 통용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물론 올해 이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밝지 않은 경제상황이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IBES의 애널리스트 조셉 칼리나우스키는 “2001년에 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일 것이다.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익을 실현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인터넷 기업이 이익을 달성한다고 해서 주가에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척 힐은 “이익을 내면 투자판단을 위한 분석대상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에 불과하다. 전에도 이런 과정을 거쳤다. 거품이 생기고 그 거품이 터지고 나면 이익 달성을 위한 몸부림이 있을 것이다. 일부는 살아남겠지만 많은 기업들이 쓰러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가의 투자자들이 인터넷 기업 CEO들을 봐주지는 않을 것 같다. 올해 인터넷 기업의 추장들은 옛날 카우보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발밑의 총알을 피하기 위해 생존을 위한 ‘스텝’을 익혀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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