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가속기 이용 최고 밀도의 물질 개발

중앙일보

입력

입자가속기를 이용, 금속 원자의 핵들을 강하게 충돌시켜 실험사상 가장 밀도가 높은 물질을 만들어냈다고 미국 브룩헤이번 국립연구소가 15일 밝혔다.

연구소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기''라는 분자가속기를 이용해 광속(光速)으로 핵들을 충돌시킨 결과, 고밀도 물질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물리학자들은 핵들의 충돌과정에서 정상적인 물질의 핵 내에 있는 것보다 20배나 밀도가 높은 물질이 만들어졌으며 압축된 물질의 온도는 1조℃가 넘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만들어진 것처럼 밀도가 높고 뜨거운 물질이 존재했던 마지막 순간은 빅뱅(우주생성 때의 대폭발)이 이루어진 뒤 수백만 분의 1초 정도였다고 믿고 있다.

한편 과학자들은 양성자와 중성자를 강하게 충돌시켜 쿼크(입자의 하나)와 글루온(쿼크 사이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입자)으로 분쇄함으로써 핵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려 하고 있다.

이번 실험으로 핵의 내부구조를 완전하게 밝히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더욱 강력한 충돌실험을 통해 쿼크-글루온 플라스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가스상태)를 증명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존 해리스 예일대 물리학 교수는 "이번 실험에서 매우 흥미로운 증거를 발견했다"며 "그러나 확실한 결과를 얻기 위해 좀 더 많은 실험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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