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히딩크 "플레이메이커 불필요"

중앙일보

입력

거스 히딩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밑그림이 드디어 나왔다.

지난 13일부터 울산에서 대표팀을 직접 지도하기 시작한 히딩크 감독은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형태를 내보였다.

알려진 대로 히딩크의 기본 시스템은 4-4-2. 히딩크는 플레이메이커를 없애 한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미드필더 4명의 역할을 골고루 분배하는 스타일을 요구하고 있다.

고종수를 왼쪽으로 위치 변경시킨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 오히려 그동안 왼쪽 사이드어태커 역할을 해왔던 이영표를 중앙으로 옮겼다.

수비에서는 스위퍼를 없애고 홍명보와 이민성을 중앙에 포진시킨 포백 시스템이다.

이같은 형태는 지난 16일 울산 현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러한 포메이션을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적어도 오는 24일 벌어지는 홍콩 칼스버그컵 대회와 다음달 두바이 4개국 친선대회에는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은 17일 오후 현대미포조선을 2 - 0으로 이긴 후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팀 운용 구상을 밝혔다.

- 첫 주를 보낸 소감은.
"매우 유익했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칼스버그컵과 두바이 4개국 대회에서 그 동안의 훈련 성과를 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

- 4-4-2가 대표팀에 정착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경기 흐름을 읽고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술은 크게 문제되지 않으나 체력과 조직력을 향상시키는 게 중요하다. "

- 선수들에게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면.
"함께 있을 때는 항상 복장을 통일하도록 했다. 공격수나 미드필더.수비수를 막론하고 모두가 공을 갖고 플레이를 하고 싶어하는데 이는 적극적이고 도전적이긴 하지만 꼭 필요할 때 힘을 쓰지 못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

히딩크 감독은 유망 선수의 해외 진출에 대해 "무조건 좋은 클럽에 들어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기적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소집된 대표팀은 18일 오전 훈련을 마치고 상경, 20일 홍콩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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