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수료 ‘작지만 큰 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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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를 가입하는 투자자 중 상당수가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얼마만큼의 수수료가 붙는지, 그리고 자신의 투자방식에 따라 어떤 펀드의 수수료가 더 저렴한지 알지 못한채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펀드수수료(보수 포함)는 종류도 많고 체계가 복잡해 펀드 가입시 창구에서 조차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펀드수수료와 보수=펀드에 가입한 사람이 지불하는 돈은 종류도 많고 복잡해 보이지만 크게 펀드수수료와 펀드보수, 세금으로 나눌 수 있다. 펀드 수수료는 보통 1% 안팎의 판매수수료와 투자기간 동안 매년 지불하는 보수로 되어있다. 판매수수료는 정해진 비율에 따라 특정 시점에 한 번만 부과되는 비용이다. 수수료를 부과하는 시점에 따라 선취수수료와 후취수수료로 나뉜다. 선취수수료 1%인 펀드에 100만원을 가입해 1년 후 10% 수익을 냈다고 가정할 때 가입 당시 1%인 수수료 1만원을 떼기 때문에 99만원만 펀드에 들어가 운용된다. 따라서 만기 잔액은 100만8900원이 된다. 반대로 후취수수료가 1%라면 가입할 때 100만원을 넣어도 수수료를 떼지 않고 그대로 운용되다가 만기 잔액 110만원에 대해 1만1000원을 수수료로 낸다. 물론 펀드를 환매하는 경우엔 수익금의 일부를 패널티성격의 환매수수료가 붙는다. 이밖에 투자기간 중 지급하게 되는 ‘유지수수료’가 있는 데 이는 투자잔액에 따라 일정비율을 지급하며 ‘펀드보수’ 또는 ‘총 보수’라 한다. 이 펀드보수는 투자기간 중 펀드평가 잔액의 일정비율을 계산하여 기준가에서 차감하는 형식으로 자동으로 지급하게 되어 있다. 판매수수료는 가입 시 한 번만 내면 되지만 판매보수는 해마다 정기적으로 내야 되며 통상 매수 금액에서 자동으로 제외된다. 금융투자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판매수수료는 가입 시 내면 0.93%(선취), 가입 이후 내면 0.96%(후취)가 부과돼 전체 비용에서 가장 높다. 판매보수 역시 0.627%로 전체 보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펀드 클래스분류=수수료를 부과하는 시점은 펀드를 분류하는 기준이 된다. 선취수수료를 내는 펀드를 A클래스, 후취수수료를 내는 펀드를 B클래스, 수수료가 없는 C클래스, 선·후취 수수료를 모두 내는 D클래스 등으로 나뉜다. 또 이와는 별도로 수수료 할인이 되는 온라인 가입 형의 Class E, 또는 자문형 랩의 Class W 등도 출시되고 있다. 대개 A와 C클래스를 많이 사지만 이렇게 구분해 놓은 이유는 투자패턴에 따라 보다 유리한 수수료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펀드수수료의 차이는 펀드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공격적인 운영방식으로 초과수익률 또는 목표수익률을 추구하는 액티브형 펀드는 수수료가 높고 반대로 보수적인 투자스타일의 인덱스형 펀드는 수수료가 낮다.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하거나 외화투자로 외환거래 비용이 추가되는 해외펀드 등과 같이 거래 비용이 높은 성격의 펀드는 수수료가 높게 책정되고 있다. A클래스의 경우 펀드 가입 시 보통 1%가량을 수수료로 떼는 대신 보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수수료가 없는 대신 보수가 비싼 편인 C클래스의 경우 반대로 투자기간이 1년 이하인 단기 투자자들이 생각해 볼만한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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