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24년만에 부활한 또다른 리그 ABA (1)

중앙일보

입력

농구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NBA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ABA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NBA의 지난 역사에 대해 알고 있거나 아니면 줄리어스 어빙, 조지 거빈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거나 현재 WNBA(여자프로농구리그)에서 사용하는 공처럼 빨강, 흰색, 파란색이 조합된 농구공을 기억한다면 ABA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ABA란 1976년을 끝으로 NBA에 흡수됐던 또 하나의 프로농구리그인 America Basketball Association의 준말이다. 만성적인 재정적자 끝에 해체되는 비운을 겪었던 그 리그가 24년이 흐른 뒤 지난 12월 26일 'ABA 2000'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출범했다.

과거 NBA에 끼친 ABA의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NBA로 통합되면서 리그를 바꾼 줄리어스 어빙, 데이빗 톰슨, 조지 거빈 등의 슈퍼스타들을 제외하고라도 3점슛 제도를 먼저 시행한 것도 ABA였고 올스타전 단골 행사인 '슬램 덩크 콘테스트' 또한 ABA의 것을 NBA가 가저다 쓴 것이다.

이번에 출범하는 ABA 2000의 경우 NBA와 틀린 독특한 룰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3D 룰(3D Rule)'과 '시그니피션트 룰(Signficant Rule)'이다.

'3D Rule'은 공격권을 가진 팀이 하프코트라인에서 인바운스 패스를 할 때 수비팀이 스틸을 해서 득점을 올릴 경우 2점이 아닌 3점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3점슛을 성공 시킬 경우는 4점을 인정한다.) 'Signficant Rule'은 NBA에선 개인파울이 6개 이면 퇴장 당하는데 반해 ABA에서는 퇴장 대신 6번째 파울을 하게 되면 상대편에게 자유투를 주는 제도다.

이외에도 심판은 축구에서처럼 선수 퇴장을 명할때 레드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ABA만의 독특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럼 ABA는 어떠한 지역의 팀들이 참가하는지 알아보자.

NBA와 같이 동부지구, 서부지구로 나뉘어저 있고 각 지구 당 4개팀씩 총 8팀이 리그에 참가한다.

동부에는 인디애나 레전드, 디트로이트 독스, 멤피스 하운다욱스, 템파베이 썬더다욱스이고 서부는 LA 스타스, 샌디에이고 와일드 파이어, 캔자스시티 나이츠, 시카고 스카이라이너스로 구성되어있다.

CBA나 USBL, IBL 등 기타 다른 프로리그와는 달리 NBA와 연고도시가 겹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캔자스시티, 샌디에이고는 과거 NBA팀이 있었고 LA, 인디애나, 디트로이트, 시카고는 현재 NBA팀이 이미 있는 상황이다.

팀당 선수 구성(로스터)는 11인이며 선수 연봉총액은 70만불로 제한되있다.
물론 NBA에 비하면 어림도 없는 액수이지만 앞서 말한 CBA나 USBL등 다른 프로리그 보다는 수준이 높은 편이다.

정규시즌은 5월 6일까지 열리며 팀당 총 56경기를 치루는데 주중 한팀당 2~3경기를 한다.

선수들의 수준은 아무래도 NBA보다는 떨어진다고 하지만 CBA수준과는 견줄 수 있다는 게 현지반응이다.

새롭게 출발하는 ABA 2000이 별개의 리그로 성장할지 아니면 CBA와 같이 NBA 선수 수급의 한 통로로 될지, 아니면 과거 풋볼의 USFL, 여자농구의 ABL처럼 기존의 메이저 스포츠(NFL과 WNBA)에 결국 굴복을 할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ABA 2000의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