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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잡학사전 (23) - 영구결번(Retired Number)

중앙일보

입력

'41'

현역 시절 김용수의 등번호였던 '41'은 우리 프로야구에 하나밖에 없는 영구결번이다.

김용수는 1985년에 데뷔, 16년동안 126승 89패 227세이브를 기록한 명투수. 또한 김은 투수 6백경기 출장과 1백승-2백세이브라는 프로야구 유일의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영구결번(Retired Number)은 팀에 큰 공헌을 한 선수, 또는 감독들을 기리기 위해 각 팀에서 지정한다. 영구결번이 된 번호는 말그대로 등번호로의 사용이 영구적으로 금지된다.

1백년이 넘는 메이저리그에는 무수히 많은 영구결번이 있다. 대체로 영구결번이 많은 팀일수록 그 역사가 화려하다. 역시 '전통의 팀' 뉴욕 양키스가 15개로 최다이며, 그 뒤를 LA 다저스(10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세인트로이스 카디널스(이상 9개), 시카고 화이트삭스(8개)가 잇고 있다.

양키스의 1번부터 10번까지의 등번호중 살아남은 숫자는 2, 6뿐이다. 1(빌리 마틴), 3(베이브 루스), 4(루 게릭), 5(조 디마지오), 7(미키 맨틀), 8(요기 베라·빌 딕키), 9(로저 매리스), 10(필 리주토)은 이미 기라성같은 선배들이 모셔갔다. 그나마 데릭 지터가 쓰는 2와 조 토레 감독의 6도 영구결번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반면 시애틀 매리너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콜로라도 로키스의 네 팀은 역사가 미천한 관계로 아직 영구결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놀란 라이언, 행크 에런, 롤리 핑거스, 로드 캐로우, 칼튼 피스크, 프랭크 로빈슨, 케이시 스텡걸의 7명은 한 팀 이상에서 영구결번 번호를 갖고 있다. '텍사스 특급' 라이언의 경우는 텍사스 레인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이상 34), 캘리포니아 에인절스(30)의 세 개팀에서 앞다투어 영구결번을 지정했다.

때로 영구결번은 협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칼튼 피스크는 24년의 현역시절을 보스턴 레드삭스(11년)와 시카고 화이트삭스(13년)에서 보냈다. 이미 화이트삭스에서의 영구결번을 갖고 있던 피스크는 레드삭스에서도 영구결번을 받는 조건으로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레드삭스의 모자를 쓰고 나갔다.

30개 구단이 모두 쓸 수 없는 등번호도 있다. 1997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최초의 흑인선수' 재키 로빈슨의 메이저리그 입성 50주년을 맞아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 그의 등번호였던 42을 최초의 메이저리그 영구결번으로 제정했다.

노모 히데오 때문에 '61'번을 갖게 된 박찬호. 그의 '61'이 영구결번이 되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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