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귀여운…' 전형적 신데렐라 드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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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히 아는 내용의 반복이겠지만, 가난 속에 성장한 젊고 아리따운 여자가 멋진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의 '신데렐라' 드라마는 여전히 시청자들이 좋아한다.

KBS2가 8일 첫 방영하는 새 월.화 미니시리즈 '귀여운 여인' (밤 9시50분.연출 윤창범.극본 김선영.사진) 도 신데렐라 드라마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제목도 리처드 기어와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귀여운 여인' (프리티 우먼) 에서 그대로 따왔다.

주인공 한수리(박선영) 는 사고로 엄마를 잃고 단신 상경한다. 고등학교만 마치고 춘천 시장의 가방가게 점원으로 일하던 그녀가 가방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재혼한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가 계모의 술수에 넘어가 모은 돈마저 날려버린다.

드라마 시작부터 곤경에 처한 수리에게 백마를 탄 왕자가 다가온다. 가방회사 사장인 김훈(이창훈) 은 수리를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며 물심 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훈의 사촌동생 준휘(안재모) 도 수리에게 이성으로 접근한다.

부잣집 딸로 태어나 김훈의 가방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악녀' 독고진(김채연) 은 수리를 멸시하며 사사건건 훼방을 놓는다.

다시말해 한수리와 김훈이 엮어갈 사랑과 성공이 축을 이루고, 다른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수리를 돕거나 방해하는 역할을 맡는다.

누구나 극의 전개를 예상할 수 있는 이 드라마의 관건은 결국 구체적인 갈등 요소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졸이게 하느냐는 것이다.

이는 곧 준휘와 진이라는 두 조연이 주인공 한수리를 얼마나 괴롭히고 눈물 짜게 만드느냐의 문제다.

따라서 두 조연의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돼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들을 통해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현실성을 얻으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시사회를 마치며 윤흥식 주간은 "청소년 시청자들을 염두에 둔, 일종의 '방학특선'"이라고 설명했지만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의 탄탄한 갈등 구조에 익숙한 요즘 청소년들을 끌어들기가 결코 쉽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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