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안교육 드림학교 김용달 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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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학교는 어떤 학교 인가.

“드림학교는 탈북 청소년들 중 학령기간이 지난 학생들에게 제도권 학교로 진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안학교다. 한글을 비롯, 기본적인 숫자 개념 등 전혀 학습이 되어 있지 않은 청소년들은 기초학습을 닦아 나이에 맞는 학교(초·중·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일부 청소년들은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까지 대안학교에 머물기도 한다. 특히 드림학교는 학습뿐 아니라 24시간 기숙생활을 통해 탈북 청소년들이 한국 사회에 보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보살피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탈북 청소년들이 부모 중 한 명과 탈북한 경우가 많아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일부 청소년들은 홀로 탈북해(무연고 탈북 청소년) 기숙생활이 아니면 도저히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드림학교에는 24명(초등과정 7명·중학교과정 8명·고등과정 7명·어학연수 2명)의 탈북 청소년들이 생활하고 있다.”

-무보수로 드림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1999년 부산 브니엘고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교육현장에서 퇴임했다. 퇴임 후 다양한 봉사활동도 다녔지만 점점 나이가 들수록 봉사단체에서도 불러주는 일이 줄어들었다(웃음). 8년전 천안으로 이사를 오게 됐고 서북구 백석동에 위치한 하나교회를 다니면서 많은 지인들을 사귈 수 있었다. 드림학교 교장 역시 교회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맡게 됐다. 아무래도 교육자로 한평생을 지냈으니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던 것 같다. 나 스스로도 탈북 청소년들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길 희망하며 하루하루 노력하고 있다.”

-재정적인 상황은 어떤가.

“재정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다. 비인가 학교가 재정적으로 넉넉하다면 그것이 더 이상하지 않겠는가. 통일부에서 예산 지원을 확대하면서 건물 사용료·인건비·식비 등을 일부 충당할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교과부와 자치단체에서 지원하던 예산은 오히려 삭감되거나 아예 지원이 끊기는 상황이 벌어져 경제적 부담이 한층 커졌다. 실제 8명의 교사(교장 1명·교감 1명 포함)들이 학습과 기숙사 사감 역할을 동시에 하다 보니 인력 보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더욱이 18세 미만의 무연고 학생들이 드림학교를 찾고 있어 그룹 홈 설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인건비와 전세금 등 예상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큰 걱정이다.”

-탈북 청소년들이 드림학교 졸업 후 한국 사회에 잘 적응 하고 있는가.

“지난해 드림학교를 졸업한 강수지(25·가명)씨는 중앙대 간호학과를 졸업해 전문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강씨 동생도 드림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또 검정고시 합격률과 대학 졸업률도 타 대안학교 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하고 있다. 내년에도 많은 청소년들이 졸업할 예정인데 물리치료학과나 중국어학과, 사회복지학과 등을 선호하고 있다. 일부는 해외 어학연수를 가기도 한다. 드림학교는 분명 탈북 청소년들에게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드림학교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어떠한가.

“천안 동남경찰서가 가장 많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주고 있다. 특히 보안계 직원들은 보안 협력 관계를 떠나 드림학교를 가족처럼 대해주고 있다.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에는 어김없이 학교를 방문해 탈북 청소년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고 축제 등 학교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고 있다. 또 생필품을 지원해주는 물류센터가 있는가 하면 교직에 있는 교사들이 재능기부를 해주기도 한다. 경제적인 여건이 다소 부족하지만 드림학교를 아껴주는 사람들이 늘 곁에 있어 힘이 난다. 지금은 일부 건물 사용료를 내고 있지만 그 동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무상으로 건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점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끝으로 드림학교가 어떤 학교가 되길 바라나.

“말 그대로 탈북 청소년들이 꿈을 꾸고 실현할 수 있는 학교가 되길 희망한다. 대부분의 탈북 청소년들은 생사를 넘어 어렵게 한국땅을 밟는다. 그러나 희망을 품고 찾아온 한국땅에서 제대로 적응을 못해 또다시 제3국으로 떠나는 청소년들도 많다. 수많은 고비를 넘기고 찾아온 탈북 청소년들이 드림학교를 통해 하나씩 꿈을 실현해 가길 바란다. 힘이 닿는 한 이들 청소년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후원문의 041-563-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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