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위험 피하려다 20억 달러 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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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파생상품 투자 실패로 20억 달러(약 2조29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JP모건은 10일(현지시간) 주식시장 마감 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SEC 보고 직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JP모건의 위험을 관리하는 최고투자부서(CIO)에서 파생상품에 잘못 투자해 이 같은 손실이 났다”고 말했다. CIO는 JP모건이 투기등급 기업에 대한 대출 등 자체 사업과 투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사업부다.

 다이먼은 “우리가 멍청했다. 이번 일로 얼굴에 달걀 세례를 맞게 됐다. 어떤 비판도 마땅하다”고 말했다.

 다이먼은 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파생상품 거래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위험했고, 더 변동성이 컸으며, 헤지 수단으로 효과가 작았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한 투자가 “부실하게 집행됐고, 부실하게 감독됐으며, 스스로 자초한 터무니없는 실수로 손실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손실 규모는 상당해 JP모건의 수익 전반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다른 부문에서 수익을 냈는데도 2분기 전체로는 8억 달러 손실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내놓은 2억 달러 순익 전망보다 10억 달러나 낮다. 실적 우려감에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JP모건 주가는 7% 가까이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모건스탠리·골드먼삭스·씨티그룹 등 다른 은행주도 2% 이상 하락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JP모건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낮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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