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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2000 5대뉴스(2) - 역사적인 'ON'시리즈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의 최대 히트작은 ‘ON시리즈’다. ‘역사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ON시리즈는 일본야구계뿐만 아니라 전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ON시리즈’란 다이에 호크스의 오 사다하루(왕정치) 감독과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 영문이름의 앞머리글자를 따서 작명한 것.

왕정치와 나가시마는 60년대 요미우리 전성기를 이끈 스타출신 감독이다. 이들은 당시 팀의 중심타선에 포진하며 팀의 9년 연속 우승(1965~73)에 일등공신이 되었으며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요미우리는 최고인기구단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이들은 은퇴 후 나가시마가 74년부터, 왕정치가 84년부터 요미우리의 지휘봉을 맡으면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막상 감독으로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나가시마가 94년에, 왕정치가 99년에 각각 소속팀인 요미우리와 다이에를 재팬시리즈에서 우승시킨 것이 유일한 업적. 각각 13년과 10년 동안 감독생활을 해온 이들의 이런 성적표는 선수시절 그들의 화려한 명성에 비하면 초라하기만 하다.

시즌 초반 ON시리즈의 성사여부는 불투명했다. 요미우리가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다이에는 에이스 구도의 요미우리 이적과 주전포수 조지마의 부상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었다.

하지만 지난해 우승팀으로서 다이에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9월 중순부터 세이부, 니혼햄과의 격차를 벌리며 안정권에 도입, 이미 거의 우승을 확정지은 요미우리와의 꿈의 대결이 거의 현실화되기에 이르렀다.

ON시리즈가 성사되자 그 반응은 엄청났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대서특필했고 도쿄의 경제연구소의 보고에 의해 시리즈에서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가 최대 2천억엔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전화예매를 통해 3차전의 입장권을 살 수 있는 전화가 개통되자마자 1분 만에 55만건이나 몰려 큐슈 전지역에 한동안 전화불통사태가 일어났을 정도였다.

이런 기대속에 드디어 ON시리즈는 막을 올렸다. 1,2차전은 조지마와 중간계투진의 활약으로 다이에가 적지에서 2연승을 올렸다. 요미우리는 K.O. 일보직전까지 몰렸다. 더구나 3차전부터 다이에 홈구장에서 경기를 갖기 때문에 이때까지만 해도 요미우리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은 거의 드물었다.

하지만 요미우리의 힘은 대단했다. 3차전부터 전열을 가다듬었고 한경기, 한경기를 잡아내며 4경기를 내리 이겨 결국 대망의 재팬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거의 기적 같은 우승이었다.

요미우리는 마쓰이의 타율 0.381.3홈런.8타점 등의 신들린 타격이 빛났다. 마쓰이는 시리즈 MVP에 오르는 영예를 차지했다. 다이에는 선발투수와 믿었던 타선이 힘을 못쓰며 쓴잔을 마셔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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