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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조니 뎁 콤비, 이번엔 바람둥이 뱀파이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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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다크 섀도우’는 바람둥이 뱀파이어(조니 뎁·왼쪽)와 마녀 안젤리크(에바 그린)의 비극적인 로맨스를 그렸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49). 얼굴에 회칠을 하고, 다크 서클 깊게 드리운 뱀파이어로 변신해도 여전히 섹시했다.

 그는 자신의 소울 메이트인 팀 버튼 감독의 블랙코미디 ‘다크 섀도우’(10일 개봉)에서 바람둥이 뱀파이어로 변신했다. 팀 버튼과의 8번째 작품. 양손이 가위인 인조인간(‘가위손’), 기괴한 분장의 모자장수(‘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살인마 이발사(‘스위니 토드’) 등에 비하면 뱀파이어 정도는 그리 놀라운 변신도 아니다.

 하지만 1966년부터 5년간 미 ABC 방송에서 방영됐던 동명의 TV시리즈에 푹 빠져 살았던 조니 뎁에게 주인공 뱀파이어 역은 ‘꿈의 배역’이었다.

 18세기 미국의 재력가 바람둥이 바나바스는 마녀 안젤리크(에바 그린)에게 실연의 상처를 준 죄로 뱀파이어로 변하는 저주를 받아 연인 조세트(벨라 헤스콧)를 잃고 생매장 당한다. 200년 뒤 다시 깨어난 그는 황폐해진 저택에서 자신보다 더 ‘음침한’ 후손들과 만난다.

 낯선 세상에 적응하기도 힘든 그에게 유력 사업가가 된 마녀 안젤리크가 다시 애정공세를 펼친다. 18세기 고딕양식과 70년대 복고 문화가 뒤섞이며 팀 버튼 특유의 기괴하고 몽환적인 화려함이 빛을 발한다. 200년 만에 깨어난 바나바스가 맥도널드 광고판의 ‘M’ 로고를 보고 “악마 메피스토”라며 깜짝 놀라는 장면 등 팀 버튼식 유머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배트맨 2’에서 팀 버튼과 만났던 미셸 파이퍼, ‘휴고’에 출연한 할리우드 샛별 클로이 모레츠 등 캐스팅도 화려하다. 반면 TV에서 5년간 펼쳐졌던 마녀와 뱀파이어의 로맨스를 112분의 러닝타임에 담기엔 부족한 듯 영화는 갈수록 신선함을 잃고, 반전도 충격적이지 않다.

 조니 뎁의 열연과 무디 블루스,T-REX 등 70년대 주옥 같은 히트곡 향연은 이 영화의 최대 미덕이다. 록가수 앨리스 쿠퍼도 직접 출연했다. ‘천사의 목소리’라 불리는 카펜터스의 ‘탑 오브 더 월드(Top of the world)’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가운데 뱀파이어 바나바스가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장면은 기괴하다 못해 처연하기까지 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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