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이 본 미국산 쇠고기 '그것이 알고싶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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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4일자 A-2면.
미국 쇠고기에서 광우병이 발견됐다. 일리노이주 소재 대형 축산 농가의 소들이 건초를 먹고 있다. [AP]

바비큐 시즌이 돌아왔다. 그런데 광우병 때문에 난리다. 과연 쇠고기를 먹어도 좋은 건지 혼란스럽다. '마켓이나 식당에서 사다 먹는 쇠고기는 괜찮은지' '등급도 종류도 다양하다는데 우리가 먹는 쇠고기는 어떤 것인지' '수출용과는 차이가 있는 건지' 등등. 이번 주 '토요 Why'는 농장에서 길러진 소가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올라오는 지를 도축&가공업체 및 유통업계 전문가들을 통해 들어 봤다.

◆수출용과 내수용의 차이는

유통과정은 거의 비슷하다. 농장에서 도축.가공공장을 거쳐 진공포장된 상태로 냉장 또는 냉동해 유통된다. 우선 도축장에 하역되는 소가 제대로 걷지 못하거나 상태가 이상하면 바로 격리된다. 도축장에는 수의사가 상주한다. 수의사가 출근하지 않으면 도축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 도축업체의 설명이다. 도축된 소는 농무부(USDA) 인스펙터가 뇌 편도선 간 등을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을 시에는 같은 곳에서 들어 온 소들을 모두 격리 처분한다. 이렇게 소 한 마리가 도축장에 들어오면 최소 3~4번의 다양한 검사를 거치게 되는데 수출용과 내수용에 관계없이 USDA의 HACCP(햇섭.유해요소중심관리기준)에 맞춰 동일하게 관리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수출용은 지정된 허가 업체에서만 도축이 가능하다. 또 햇섭 기준 이외에도 EV(Export Verification) 프로그램이 적용된다. 각 나라별로 EV 프로그램은 차이가 있는데 한국에는 30개월 일본에는 20개월 미만의 소만을 수출한다는 규정이 있다. 한국 수출용 소는 도축에 사용하는 톱을 한 마리 자를 때마다 소독해야 한다.

◆30개월 이상은 내수 비율 낮아

내수용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도 유통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비율은 높지 않다. 우선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가 많지 않은 것은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축산 농가에서는 사료 1파운드를 먹였을 때 살이 얼마나 찌느냐를 체크하게 되는데 사료가 들어간 만큼 살이 붙지 않으면 바로 도축되는 것이 현실이다. 나이가 든 소는 효율성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사료 대비 18개월 정도에 도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암 젖소의 경우 우유를 짜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래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에도 정상적이고 건강한 소만이 식용으로 사용된다. 나이가 많으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테이크용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햄버거용 패티나 간고기 등으로 쓰인다. 무엇보다 병에 걸리거나 이상이 있는 제품은 식용으로 판매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등급은 어떻게 구분하나

미국 쇠고기의 품질등급은 농무부가 정한 8가지로 나뉜다. 마블링 성숙도 육색을 기준으로 프라임(prime) 초이스(choice) 셀렉트(select) 스탠다드(standard) 커머셜(commercial) 유틸리티(utility) 캐너(canner) 커터(cutter)로 구분한다. 마블링(근내지방도)의 포함 정도에 따라 나누면 크게 프라임 초이스 셀렉트 그리고 노롤(No Roll) 4가지로도 분류한다. 프라임에 마블링 가장 많고 노롤엔 거의 없다. 대부분의 도축장에서 찍는 도장을 보면 등급을 알수 있는데 3개를 찍으면 프라임이고 2개는 초이스 1개면 셀렉트 없으면 노롤이다.

한인들이 즐겨 먹는 갈비는 셀렉트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암 젖소의 경우는 프라임이나 초이스 등급을 받기가 쉽지 않다. 마블링은 소의 개월수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암 젖소는 상위등급을 받기 어렵다. 마블링이 많은 제품은 24개월 미만이다.

물론 마블링 등급이 중요한 부위가 있고 아닌 부위도 있다. 아롱사태나 홍두깨 등은 마블링 등급이 중요하지 않다. 등급을 식당에서는 확인할 수 없지만 마켓에서는 포장 단위마다 적시하도록 되어 있다.

◆등급은 소의 종과 관계없어

쇠고기 등급은 소의 종과는 관계가 없다. 육우인지 젖소인지 등급을 보고 구분할수 없다는 얘기다. 소의 종만도 앵거스 샤로레 헤어포드 등 수십가지다. 그 종에 따라 사육되는 곳도 다르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더위에 강한 젖소 종들이 많이 길러지고 있는 이유다. 마켓에서 자주 보는 와규의 경우도 소의 품종 중 하나로 일본소를 뜻하지만 마켓에서 유통되는 와규는 대부분 미국산이다. 한인마켓에서 판매되는 쇠고기들은 워싱턴 조지아 텍사스 캐나다산이 많다.

오수연 기자 s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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