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하락에도 이득'… 시세차 노리기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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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수선물.옵션 시장은 거래가 크게 위축된 현물(주식)시장과는 대조적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수선물의 경우 최근 월물을 기준으로 지난해 말 130.90에서 올 연말 62.65로 52.13% 떨어져 하락률과 하락폭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물시장이 장기 침체한데다 시장 특성상 지수가 하락해도 이익을 낼 수 있어 투자자들의 참여는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6만9천78계약에서 올 8만1천5백16계약으로 18.0% 늘었고 하루 평균 거래대금 역시 3조5천6백86억원으로 시장 개설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기관들의 거래비중이 지난해 47.3%에서 올 42.2%로 줄어든 대신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비중이 지난해 각각 47.2%와 2.8%에서 올 50.8%와 4.8%로 확대됐다.

개인 비중이 늘면서 현물 하락 위험을 분산시킨다는 본래의 취지보다는 투기성이 부각됐다.

또 이들이 외국인을 따라 매매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장세 흐름이 급변하거나 급등락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에 따라 선물시장을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와 프로그램 매매만 일시 중단시키는 사이드카가 각각 사상 최대인 5회와 52회씩 발동됐다.

이와 관련, 현.선물이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지난해 전체 거래대금의 2.2%에서 올 3.7%로 급증하면서 현물시장에 대한 선물의 영향력도 한층 강화됐다.

옵션시장도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지난해의 두배 수준으로 폭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개인 비중이 60%를 넘으면서 만기일을 코앞에 두고 저가의 옵션물을 샀다가 시세 급변으로 수백배의 차익을 냈다는 '대박' 사례가 종종 회자됐다.

하지만 그보다는 정보와 위험 회피 능력이 뛰어난 기관에 맞서다 '쪽박' 을 찬 '개미' 들이 훨씬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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