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 제일화재, 챔프전 불씨 살려

중앙일보

입력

여자 핸드볼팀 제일화재는 '외인부대' 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가 올림픽 3연패에 실패, 은메달에 머물자 제일화재는 '국내 핸드볼을 되살려야 세계 무대를 제패할 수 있다' 는 자못 원대한 꿈을 안고 창단됐다.

그러나 IMF 한파로 종근당.금강고려.동성제약 등이 속속 핸드볼팀을 해체했고 제일화재도 가까스로 이들 팀에서 나와 갈 곳 없는 선수들을 받아 팀을 꾸리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그러나 세곳에서 모여 한팀을 이룬 선수들은 제대로 어울리지 못했다. 저마다 목소리를 내며 융합하지 못했고 자연히 팀성적도 바닥세를 면치 못했다.

이를 규합해낸 것이 강태구 감독.

강감독은 "어려운 처지일수록 서로 보듬자" 며 선수들을 이끌었고 제일화재는 지난 5월 종별 선수권대회에서 창단 후 첫 우승을 거머쥐며 무섭게 돌변했다.

20일 펼쳐진 SK엔크린배 핸드볼 큰잔치 2차대회 여자부 경기에서 제일화재가 지난 대회 우승팀 알리안츠를 19 - 18로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챔피언 결정전 진출의 불씨를 되살렸다.

제일화재 승리의 주역은 맏언니 박정희(25). 국가대표 왼손 공격수인 박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경기운영으로 강지혜(4골)의 포스트플레이와 김경화(4골)의 사이드 공격을 이끌었다.

또한 자신이 직접 7득점, 실업 최강 알리안츠를 격파하는데 선봉에 나섰다.

한편 대구시청은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광주시청을 28 - 21로 눌렀다. 남자부에선 두산그린이 한체대를 꺾고 2연승, 단독 선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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