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당 대표, 원내대표에 새 얼굴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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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여야는 6월 초순까지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19대 국회 출범에 맞춰 여야 모두 정치개혁의 분위기를 달궈주길 많은 유권자는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출마를 추진하거나 당내 인사들이 거론하는 인물들을 보면 구면(舊面) 일색이다. 대부분 총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만큼 이들의 정치적 가치를 깎아 내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들이 걸어온 길이나 그동안 보인 언행을 보면 이들이 정치와 국정을 개혁할 것이란 기대를 갖기는 힘들다. 한국 정치에는 정말 이토록 새 얼굴이 없는 것일까.

 새누리당 대표 출마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황우여 원내대표는 국회 선진화법을 불성실하게 추진해 18대 국회 막바지를 혼란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다. 친박계 중진들이 불출마를 선언해 대표 인물난이 생기자 지역구 공천도 받지 못했거나 낙선했던 인물들이 다선이라는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 시절 당내 주류는 공천을 받지 못한 원외인사를 대표로 선출했다가 리더십의 한계를 노출시킨 경험이 있다.

 민주당에서는 주류인 친노계가 대표에 이해찬, 원내대표에 박지원을 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해찬 당선자는 노무현 정권 시절 식목일에 강원도에서 대형 산불이 났는데도 골프를 쳤다가 총리직을 사퇴한 이력이 있다. 박지원 의원은 대기업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아 유죄판결 받은 적이 있다. 그는 원내대표 시절 여러 허위사실로 여권을 공격해 정치권을 혼탁하게 만들었다.

 정당의 생명은 인물이다. 그래서 당 지도부나 공천이 중요한 것이다. 특히 지도부는 구(舊) 정치 인물들의 구락부(俱樂部)가 되어선 안 된다. 장래 한국 정치를 책임질 유망주들이 국민에게 선을 보이고 성장하는 무대여야 한다. 우선 당내에서 다소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참신성과 개혁 의지를 가진 인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격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직접 투표에 참여할 당원과 국민도 계파나 지역보다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인물에 주목하는 게 필요하다. 뜻이 있는 신인들이여, 과감하게 무대에 오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