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동의 중국世說] 중국의 해양전략과 국제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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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는 4월22일-27일까지 중국 칭다오(靑島)해안에서 '해상 연합 2012'라는 해군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중이다. 양국에서 구축함과 호위함, 잠수함 등 25척의 각종 함정과 헬기 22대, 2개 특수전부대를 포함해 6천여 명이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3월 3일에는 중국 국가해양국장 류츠구이(劉賜貴)가 "이어도가 중국 관할 해역에 있으며 감시선과 항공기를 통한 정기순찰 범위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모두 동북아 안보환경과 직결되는 경성 파워게임의 시위이자 대륙세력과 해양세력간의 충돌우려를 증폭시키는 현상들이다.

중국의 해양전략 개요

중국의 후진타오는 2006.12.27 해군공작회의에서 " 중국의 대양해군"을 선언하고, 해군력 강화를 천명했다. 중국의 국가해양국은 2010년 "중국해양발전보고"에서 "해양파워의 구축은 21세기 중국의 역사적 책무이며, 향후 10년은 이 임무를 실현하는 역사적 단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지정학적 해양 전략은 80년대 초 냉전 종식 후 러시아와의 국지전 등 대륙에서의 분쟁가능성이 감소되면서 대만을 겨냥한 해양세력과의 대치에 치중하기 시작한다. 소위 미국을 비롯한 해양세력에 대해 접근저지(anti_access), 지역거부(area-denial)라는 "對개입작전"을 실시하는 근대적 해군 작전개념을 부각시키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해양교역과 자원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북경의 해양파워에 대한 인식은 가히 절대적이라 할만하다.

다시 말해 최근 중국의 해양 전략은 해군의 해상전력상 중국 연안을 넘어서는 작전개념을 중시하는 가운데 국가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결부시킨 "토탈 해양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해군의 임무도 주요 전략적 방위 개념으로서 대만 우선을 기조로 하고 있다. 그 다음 주요 임무는 첫째, 외국의 공격과 개입저지 수단으로서의 해양완충지대 확대 둘째, 동-남 지나해에서의 해양영유권 강화 셋째, 지역 해상교통로(SLOC)의 방호 넷째, 해양기반의 핵 억지력 배치 등을 목표로 한다.

중국 해양 전략의 특징 중 하나는 해군과 해양경찰, 국경경비관리국 등 무장기관은 물론, 해사국, 국가해양국 등 행정기관 동원, 문민자산 활용 등의 입체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점이다.
또 타국과의 영토분쟁도 군사적 경쟁으로서가 아니고, 법집행 문제로서 취급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런 접근방법에 대해 일본 등은 자국의 국내법을 마치 국제법처럼 생각하여 지역 내 적대의식을 고조시킨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중국의 해양이익 추구와 국제 분쟁

중국은 황해, 동지나해, 남지나해를 고유의 전략적 중요성을 가진 지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의 근해는 안보상의 완충을 구성하고, 잠재적으로 중요한 석유, 가스자원을 가지고 있다. 이 완충지대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법적선언, 문민관계에 의한 법 집행, 해군자산의 이용을 시도하고 있다. 그 예로서 92년 남지나해가 중국의 해역임을 선언하는 "중국 영해 및 인접구 법"을 제정, 중국의 EEZ내 외국의 활동을 특별히 제약하고 있다.

이런 법적 근거를 내세워 중국은 EEZ에의 안전보장제한 적용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유엔 해양법조약"에 반영된 관습 국제법과는 합치되지 않는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중국 측이 중국의 EEZ내 (중국의 12해리 영해 외측)해역을 합법적으로 운행하는 미국의 선박 및 항공기를 방해한다" 하여 미-중간 마찰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1930년대부터 남사군도 및 서사군도를 포함한 남지나해 전체의 윤곽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해양전략 그림에 대만, 베트남, 필리핀, 부루나이, 말레이시아, 일본 등이 반기를 들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측의 이 지역에 대한 해군활동 강화로 국제적 영유권 문제가 더욱 첨예화 되면서 이제는 미국까지 개입하는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동지나해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해양경계선을 위요하고 첨예한 분쟁에 직면하고 있다. 2010년에는 중국어선이 센카쿠 제도 주변에서 일본의 해상보안청 경비선에 충돌하여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지금 검푸른 바다를 가르는 중-러 양국의 첨단무기 해상 쇼는 미국의 아시아 복귀와 한-미-일 군사력에 대한 대응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청조(淸朝)때 서구 열강들의 해군전력에 압도당하며 100년 치욕을 감수해야 했던 중국의 심정은 이해하나, 지나친 군사력 팽창은 역내안보를 저해한다는 점도 중국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미국 작가 Ambrose Bierce는 "국제문제에서 평화는 전쟁기간 사이에 낀 서로 속이는 기간이다"라고 전쟁준비를 위한 평화전술을 지적했다. 미·일·중·러 모두가 속으로는 군비경쟁을 강화하면서 외교적 수사로만 평화를 외치는 평화전술을 삼가 해 주기 바란다.

한형동 산둥성 칭다오대학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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