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불이 다녀갔다” 남해 금산 이 낙서 진시황 부하가 썼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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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 백련마을 뒤쪽엔 남해의 명산인 금산이 있다. 백련마을에서 1.5㎞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가로 7m, 세로 4m크기의 너럭바위가 나온다. 이 바위에는 이상한 그림문자(상형문자·고문자·사진)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아직 정확한 해독을 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 암각문에 대해서는 대체로 서불과차(徐市過此)로 불리는 것이 정설로 돼있다. 서불기배일출(徐市起拜日出·서불이 해를 보고 절을 했다)이라는 여섯 자로 읽기도 한다.

 서불과차는 ‘서불이 다녀갔다’는 뜻이다. 이곳은 중국 진나라 시황제(BC259~BC210) 때 삼신산의 불로초(不老草)를 구하기 위해 서불(서시의 중국식 발음, 일명 서복)이 어린 남녀 500명을 거느리고 이곳 금산을 찾아와 불로초를 구하지 못하고 한동안 수렵 등으로 즐기다가 자신의 자취를 후세에 남기고자 이 고문자를 새기고 갔다는 전설이 있다. 경남도는 1974년 2월 이 고문자를 경남도 기념물 6호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곳 주위에는 새·거북모양의 비슷한 암각문도 5개 있다.

 남해군이 이 암각문을 관광자원화한다. 서불을 조상으로 모시는 씨족이 있는 등 서불에 관심이 많은 중국·일본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남해군은 우선 올 하반기에 백련마을 인근 오솔길 입구에 660㎡(약 200평)의 주차장을 만들고 암각문 모형을 설치하기로 했다. 사람이 다니기 어려운 주차장에서 바위까지의 산길을 정비한다. 암각문 주변에는 관광객이 쉴 수 있는 쉼터와 안내판을 설치한다. 아울러 관광 팸플릿 등에 서불과차 유적을 소개하고 중국·일본 관광객 유치행사 때 사용하기로 했다. 홍보영 남해군 문화재팀장은 “장기적으론 주차장 인근에 석각전시장과 주차장, 화장실, 쉼터 등을 갖춘 서불공원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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