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미아' 열풍 런던이 뜨겁다

중앙일보

입력

"'마마 미아' 아직 못 보셨어요?"

뮤지컬 극장이 운집해 있는 런던 웨스트엔드.

요즘 최대의 화제로 떠오른 작품은 '마마 미아'다.

지난해 4월 6일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전석매진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마마 미아'를 보려면 35파운드(6만원)짜리 S석 티켓을 1백파운드(약 17만원)를 호가하는 암표로 구입하든지 아니면 내년 6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초 세계 팝음악 시장을 달구었던 스웨덴 출신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을 제목으로 내걸었다 해서 아바의 결성과 해체를 소재로 한 뮤지컬 쯤으로 생각하면 오해다.

'허니 허니' '아이 해브 어 드림' '위너 테이크스 잇 올' '불레 부' '에스 오 에스' 등 아바의 히트곡 20여곡을 치밀한 드라마로 짜맞췄다.

무대는 수평선이 펼쳐지는 지중해의 한 외딴 섬. 주인공은 이곳에서 자그마한 레스토랑 겸 여관을 경영하면서 혼자 살아가는 40대 여인 돈나.

그에게는 결혼을 앞둔 외동딸(소피)이 있다. 소피는 어머니가 여름 해변에서 젊음을 불태우다 얻은 '결실'이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고 자라난 소피는 우연히 엄마의 일기장을 들춰보다 3명의 남자 이름을 발견하고 이들을 섬으로 초대한다. 이들은 자신이 서로 소피의 아버지라고 주장한다.

관객들이 배꼽을 잡는 대목은 돈나가 젊은 시절을 회상하면서 로지와 타냐 등 친구 2명과 함께 아바풍의 화려한 의상을 입고 부르는 '댄싱 퀸'이다.

또 형광색 잠수복과 물갈퀴 차림으로 코믹한 춤사위를 선보이는 코러스, 지중해의 해변을 순식간에 댄스 클럽으로 바꾸어 놓는 바닥 조명이 압권이다.

'마마 미아'는 단순 명료한 무대로 최대의 효과와 감동을 자아내는 미니멀리즘 계열의 뮤지컬이다.

아바의 노래를 뮤지컬화하려는 시도는 몇년 전부터 계속돼 왔지만 마땅한 대본이 없어 아바의 두 멤버 베니 앤더슨과 비요른 울베우스는 한번도 음악 사용권을 내주지 않았다.

'마마 미아'는 사상 최초의 '아바 뮤지컬'이다. 초연 날짜를 아바가 그들의 존재를 세계무대에 처음 알린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 우승 25주년이 되는 날로 잡은 것도 우연이 아니다.

어느 대목에서 어떤 노래가 튀어나올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마치 아바가 이 뮤지컬을 위해 노래를 작곡했다는 착각에 빠질 만큼 적재적소에 노래를 등장시킨 캐서린 존스의 대본은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극장측에서는 할리우드에서 올해초 이 작품을 영화화하겠다는 제의를 해왔고 미국과 호주·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순회공연 초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런던 공연의 열기 때문에 내년 말께에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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