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살해 암매장 남편, 21년만에 체포

미주중앙

입력

 부인을 살해한 뒤 집 뒤뜰 헛간 바닥에 암매장하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부어 증거를 인멸한 50대 남성이 사건 발생 21년만에 들통나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추위가 한창이던 1991년 1월 3일 밤 하워드 카운티 엘크리지 소재 한 주택. 5살과 11살난 두 아들을 둔 크리스틴 자렛씨가 갑자기 실종됐다.

 남편인 로버트 자렛은 당시 경찰조사에서 지하실에서 TV를 보다가 올라가 보니 크리스틴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집안을 둘러보다가 더 이상은 찾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인과 가정불화를 겪고 있었으며, 크리스틴은 종종 아무도 모르는 곳에 혼자 가 살고 싶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부인의 실종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크리스틴이 아이들을 버리고 집을 나갈 정도의 사람이 아니라면서 남편 로버트를 의심하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도 크리스틴의 실종에 뭔가가 있다고 믿고 수사를 벌였으나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사건은 흐지부지되고 로버트는 실종 신고 이후 5년이 지나서 법원에 부인의 장기간 실종에 따른 사망 확인서 발급을 요청했다. 이후 재혼한 뒤 그 집에서 살다가 두번째 부인과 별거하고 캘버트 카운티로 이주해 살았다.

 경찰은 그러나 최근 실종사건과 관련한 새로운 정보를 입수, 로버트의 두번째 부인이 살고 있는 당시 집을 찾아가 수색 작업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경찰은 뒷마당 헛간 바닥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크리스틴의 유골을 찾아 신원을 확인했다. 억울하게 죽은 시신을 싸늘한 콘크리트 바닥 속에서 21년만에 발굴한 것이다.

 크리스틴의 유족들은 당시 로버트가 부인의 실종 이후에도 이상한 행동을 해서 의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로버트는 유족들이 심령술사를 동원, 크리스틴을 찾으려 하자 기존 헛간 바닥에 새로 콘크리트를 붓고 그 옆에 또 다른 헛간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크리스틴의 아이들이 헛간 근처에 가면 화를 내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고 유족들은 말했다.

 경찰은 로버트에 대해 1급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를 적용, 기소했다.

 허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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