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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위기의 겨울을 맞고 있는 트로이 에익맨

중앙일보

입력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쿼터백 트로이 에익맨, 그에게 있어 올 2000년 겨울은 유난히 춥게만 느껴진다.

올시즌 14주차 경기가 끝난 현재 에익맨은 10경기에 출전 1,616패싱야드에 터치다운7개, 인터셉트허용14번이라는 초라한 성적만을 거두고 있다.

그의 올시즌 성적이 더욱 초라하게 느껴지는 건 그의 지난 시절의 화려한 경력때문이다.

UCLA출신의 그가 프로에 뛰어든 것은 지난 1989년, 입문 첫해부터 그는 달라스의 주전 쿼터백 자리를 꿰어차는데 성공했지만 그해 그와 팀은 1승15패의 참담한 성적만을 거두는데 그쳤다.

프로 첫해 모진 신고식을 마친 그는 지난 1991년부터 서서히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91년 그는 11승5패의 성적으로 팀을 NFC동부지구 우승으로 이끌며 85년이후 플레이오프진출에 목말라있던 홈팬들에게 기쁜 선물을 선사했다.

그렇지만 91년의 지구 우승은 그의 전성기를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이듬해인 92년 그는 버팔로빌스를 제치고 팀이 27회 슈퍼보울을 차지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71년 마이애미 돌핀스를 꺾고 슈퍼보울을 차지한후 22년만의 경사였다. 92년으로 끝인줄 알았지만 그는 93년과 95년 팀을 다시 슈퍼보울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는 91년부터 96년까지 6년동안 팀을 6년연속 지구 챔피언으로 이끌었고 세번의 빈스롬바르디컵을 차지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97년 잠시 주춤했지만 98년 지구 우승과 99년 와일드카드로 팀을 다시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며 자신의 건제를 과시했었다.

그런 그에게 올시즌은 그야말로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 시련은 첫 경기부터 찾아왔다. 첫경기인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홈개막전에서 그는 2쿼터 상대 수비진의 강력한 블리츠에 이은 강력한 색에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곧 정신을 잃은후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팀은 이 경기에서 에익맨 이외에 와이드리시버 조이 갈러웨이를 잃으며 41-14의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에익맨은 필라델피아전에서 입은 뇌진탕의 여파로 두경기를 결장해야만 했고 9월24일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경기에서 197야드패싱에 터치다운1개, 인터셉트허용1번이라는 평범한 성적만을 올리는데 그쳤고 팀은 다시 한번 대패(41-24)를 당했다.

10월15일 뉴욕자이언츠전에도 그는 211야드패싱에 터치다운은 한 개뿐이었고 인터셉트는 무려5개를 허용하며 팀이 19-14의 패배를 기록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의 부진은 계속 이어졌고 주전 쿼터백인 그의 부진은 팀의 부진과도 직결되 현재 달라스는 4승9패를 기록하며 NFC동부지구 5개팀중 4위를 차지,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접었다. 지금의 분위기로서는 1경기차로 NFC동부지구 꼴찌를 달리고 있는 애리조나 카디널스에 추월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처량한 처지에 처해있다.

올시즌 남은 경기는 3경기, 이 세번의 출장에서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12년차의 에익맨에게 내년 시즌은 불투명한 미래가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은 그의 건강 문제를 염려한다. 올시즌 한번 실신을 했었던 그는 프로 생활 통산 9번의 뇌진탕 증세를 일으켰었다. 사람들은 에익맨에게 뇌진탕 증세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의 쿼터백 스티브 영이 그랬던 것처럼 은퇴해야되는건 아닌가하는 의구심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또한 기술적으로도 작년에 비해 훨씬 떨어진 패서 래이팅(Passer Rating)은 그가 예전의 그가 아니라고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89년과 90년 패서 래이팅 70이하를 나타낸 이후 한번도 패서 래이팅 78이하를 기록한 적이 없었던 그는 이번 시즌 패서 래이팅 64.1의 저조한 성적만을 기록하고 있다.

많은 주전들의 부상으로 올시즌 팀전력이 정상적이지 않은 것을 감안할지라도 그의 올시즌 성적은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혹자는 패서 레이팅 64.1의 저조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그에게 7백만달러의 연봉이 타당한가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가 내년 3월 달라스에서 방출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에게 올시즌 남은 세경기는 그가 출장했던 과거의 그 어떤 경기들보다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도 모른다. 워싱턴(7승6패), 뉴욕자이언츠(9승4패), 테네시(10승3패)가 앞으로 그가 상대해야할 팀들, 그 어떤팀도 호락호락한 팀이 없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그에게는 더욱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90년대 팀의 90승을 이끌어내며 80년대 86승을 기록했었던 조 몬타나를 앞선 위대한 쿼터백 트로이 에익맨, 34살의 그가 올시즌 닥친 시련의 시간을 어떻게 극복해 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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