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비밀 배치한 미사일 공개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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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20일 “우리 군이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인 PAC-2를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미국산 PAC-3와 유사한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 군이 PAC-3 미사일을 개발 중이란 관측은 제기돼 왔으나 정부 고위 당국자가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19일엔 북한 전역의 군사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크루즈(순항) 미사일, 축구장 수십 배 크기를 한 발로 초토화하는 탄도 미사일의 실전 배치 사실과 타격 능력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잇따른 미사일 전력 공개와 관련, 김 장관은 “북한이 함부로 서울 초토화, 불바다 운운하는데 이에 대한 경고를 주고 싶었다”며 “북한은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는 줄 알고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비밀리에 배치한 미사일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종 (공개) 결정은 이명박 대통령이 했다”고도 덧붙였다. 김 장관은 “북한이 다양한 미사일로 공격 준비를 하고 있어 가장 효율적인 하층 방어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미국과의 미사일 사거리 확대 협상과 관련해선 “현재 300㎞인 사거리를 충분한 거리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경과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 동창리 미사일 기지에 또 하나의 장거리 로켓이 준비돼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그와 관련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언제 미사일을 발사할지 특정할 수 없지만 북한은 반드시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PAC-3=2003년 제1차 걸프전 당시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을 대부분 요격했던 패트리엇 미사일의 최신형. 미국 로럴사가 1994년 개발한 것으로 에린트(ERINT)로도 불린다. 목표 발견에서 요격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패트리엇 미사일이 2∼3분이었던 데 비해 45초로 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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