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탄생된 헐리우드 커플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1월18일 뉴욕의 플라자호텔에서는 헐리우드 최고의 톱스타 커플이 탄생했다.

다름 아닌 마이클 더글러스와 캐더린 제타존스가 25년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마침내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그동안 엄청난 나이 차와 함께 결혼도 하기 전에 아기를 출산하는등 '속도위반'을 서슴지 않으며 화제를 몰고 다니던 이들 커플은 이날 톱스타 커플답게 초호화 결혼식을 꾸며냈다.

우리 나라 같으면 '경제가 어려운데 무분별한 호화 결혼식'으로 여론으로부터 호된 '욕'을 당하기 알맞지만 '돈이 모든 것을 말하는' 미국에서 이들 커플은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이날 결혼식의 피로연에 들어간 비용이 2백만불이었으니까 나머지는 알만할 정도다.

93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플라자 호텔에서 거행된 결혼식에는 2백50명의 헐리우드 톱스타들이 신랑-신부를 축하하는 한편, 화제의 현장에 참석해 자신들의 명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려는 은근한 계산도 간직한 채 얼굴을 내밀었다.

톱스타 커플의 탄생에 걸맞게 하객들 또한 면면이 모두 화려했다. 마이클 더글러스의 아버지인 서부극의 스타 커크 더글러스를 비롯, 잭 니콜슨, ABC TV의 앵커 바바라 월터스, 골디 혼등 비교적 나이 든 축을 비롯, 요즘 불륜으로 한창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러셀 크로우와 멕 라이언도 각각 결혼식에 참가했다.

한편, 제타존스-더글러스 커플과 함께 2000년은 밀레니엄의 첫 해답게 많은 톱스타들이 짝을 찾아 결혼한 한해였다.

세계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헐리우드 최고의 섹시배우 브래드 피트가 지난 7월29일 제니퍼 애니스톤과 결혼했고 헐리우드의 못말리는 청춘 안젤리나 졸리가 지난 5월 빌리 밥 손튼과 식을 올렸다.

피트-애니스톤 커플의 결혼식이 열린 캘리포니아 말리부의 저택에는 애니스톤이 출연중인 TV 드라마 '프렌즈(Friends)
'의 친구들인 데이빗 스위머와 커트니 콕스 아켓 등이 참가했으며 피트와 '파이트 클럽(Fight Club)
'에 함께 출연한 에드워드 노튼이 여자친구인 샐마 헤이엑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노튼-헤이엑 커플은 카메론 디아즈, 멜리사 에더리지 등과 함께 레드 제플린의 Whole Lotta Love'를 축하곡으로 부르기도 했다.

졸리-손튼 커플의 결혼식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정신과 진료를 받을 정도로 극심한 정서의 혼란을 겪고 있는 졸리는 결혼식도 파격적으로 진행, 세인들을 놀라게 했다.

영화 'Pushing Tin'을 함께 찍으며 관계를 시작한 졸리와 손튼은 지난 5월 단돈 20만원에 라스 베가스 부근의 작은 교회를 빌려 결혼식을 올렸다.

손튼은 호텔 로비에서 팔던 29불짜리 반지를 결혼반지로 졸리에게 끼워줬으며 졸리는 탱크 탑과 진바지를 입고 신부가 됐다.

이밖에 한때 잘 나가는 청춘배우였다가 마약 남용으로 병원신세까지 지며 재활치료를 받던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TV 프로듀서 출신인 라이언 해든과 지난 2월 결혼식을 올렸다.

스포츠 스타들의 결혼도 잇따랐다.

요즘 비록 부진을 겪고 있지만 세계 테니스계의 영원한 강자 피트 샘프라스가 미스 'Teen USA'출신인 브리짓 윌슨과 결혼식을 올렸다.

또 일본계로 피겨 스케이팅에서 이름을 날리던 크리스티 야마구치가 프로 하키 선수인 브렛 헤디칸과 짝을 이뤄 '빙상의 커플'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미국=이재국 특파원<jaekooklee@hotmail.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