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씨 도피중 1백억대 현찰 소지"

중앙일보

입력

MCI코리아 진승현(陳承鉉.27)부회장이 검찰 수배(지난 9월 2일)이후 도피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수억원대의 현금을 승용차에 싣고 다니며 거액의 자금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그의 도피자금 규모와 사용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과 陳씨 주변 인물에 따르면 陳씨는 도피 중 서울.부산 등지에서 여자 친구와 한번에 수백만원어치의 술을 마시는 등 씀씀이가 도피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이다.

陳씨의 한 측근은 "검찰에 쫓길 때도 현금으로만 1백억원을 동원할 수 있었다" 며 "서울에 나타날 때 그의 차량 트렁크에는 3억~10억원 정도의 현찰이 박스에 담겨 실려 있었다" 고 말했다.

陳씨와 밀접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陳씨가 도피 중 여러 경로를 통해 힘이 있다는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안다" 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陳씨가 검찰에 출두할 때는 갖고 다니던 돈을 모두 쓴 상태였다" 고 말했다.일부는 로비용으로 쓰였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검찰은 현재까지 드러난 도피 행적만 살펴봐도 진승현씨가 출두 직전까지 수백억원의 돈을 동원할 여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陳씨는 검찰에 출두하기 1주일 전인 지난달 24일 제주도의 모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하려 했다(본지 12월 6일자 27면). 최소한 금고 인수에 필요한 수십억원은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검찰은 또 陳씨가 모 화학업체를 자신의 회사로 만들기 위해 이 회사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포착됐다.

거액을 쏟아붓지 않고는 주가를 조작할 수 없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 역시 陳씨의 자금 사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陳씨는 도피 2개월째인 지난 10월 말 자신이 빌려 쓴 중소기업진흥자금 40억원을 갚기까지 했다.

검찰은 이같은 사실을 중시, 陳씨가 접촉한 인물을 파악하고 정확한 비자금 규모와 로비 여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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