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방식, 통신산업 발전 저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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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대 이동통신(3G) 사업자들에 대한 주파수 배정이 기술적 측면 대신 경매 방식에 의해 이뤄짐으로써 세계 통신산업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회의.전시센터에서 4일 개막된 2000년 아시아 정보통신 박람회(ITU 2000)에 참석중인 아시아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5일 전문가 포럼에서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이 경매에 의해 3G 사업자들에 주파수를 배정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런 경향이 지속될 경우 관련 산업발전에 큰 저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지적은 우쓰미 요시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이 4일 포럼에서 경고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우쓰미 총장은 "통신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평가에 입각해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면서 "각국 정부는 주파수 경매제에 따른 정치.경제적 파장을 면밀히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한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의 3G 사업자 선정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주파수 배정시 기술력을 보유한 3G 사업자들에게 엄청난 비용을 부과할 경우 다른 곳에서 수익을 올려야 하는 부담으로 경영난에 봉착하는 한편 이 비용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수익금 재투자 기회도 감소, 통신산업이 위축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경우 가격경쟁 등 부작용 가능성을 들어 주파수 경매제 방식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4월 경매를 통해 5개 이동통신업체에 주파수를 배정한 뒤 340억달러를 벌어들였으며 독일도 8월 같은 방식으로 약 400억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이로 인해 300억파운드의 부채를 지고 있는 브리티시 텔레콤 등 기술력을 갖췄지만 자금난에 처한 일부 기업들은 입찰을 포기하는 등 자금 위주의 사업자 선정 문제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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