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돈으로 살 수없는 슈퍼볼 우승반지

중앙일보

입력

우승반지는 돈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올 시즌 미국프로풋볼리그(NFL)에서 시즌 7승6패를 기록,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게 된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5일(한국시간) 노브 터너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우승후보로 평가받던 워싱턴 구단이 팀 부진에 대한 책임을 터너 감독에게 물은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풋볼팬들은 워싱턴의 부진에 책임을 져야할 인물은 감독이 아니라 구단주 스나이더 자신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8억달러(한화 약 9천6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지불하고 팀을 인수한 35세의 사업가 스나이더는 종종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와 비교되는 인물이다.

스나이더는 버펄로 빌스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수비수 브루스 스미스와 리그 최고의 코너백 디온 샌더스 등 쟁쟁한 선수들에게 고액을 지급하고 자유계약선수(FA)시장의 최대어를 싹쓸이하는 등 우승을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아 화제가 됐다.

올 시즌 워싱턴 선수들의 연봉과 각종 인센티브의 합계가 NFL 사상 최고액인 1억달러(한화 약 1천200억원)를 넘었을 정도.

그러나 뉴욕 양키스와는 달리 워싱턴의 성적은 좋아지지 않았다. 많은 돈을 주고 영입한 나이든 선수들은 잦은 부상 등으로 기대했던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

또한 우승반지를 끼기 위해 최고의 스타만을 데려온 스나이더는 정작 선수들에게 우승에 대한 목표의식을 심어주는데 실패, 팀 분위기만 흐트러졌다.

결국 워싱턴은 슈퍼볼 진출은 고사하고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어렵게 됐다. NFL의 뉴욕 양키스가 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스나이더 구단주가 스스로 무덤을 판 셈이다.

돈으로만은 살 수 없는 우승반지. NFL 구단뿐만이 아니라 모든 프로 구단이 되씹어볼 교훈이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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